강의 시작하지.
올해 신제품 군에서도 가장 치열한 곳을 택하라면 역시 '스마트폰'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작년에 발생한 'Galaxy Note 7 폭발 사건'으로 삼성의 위치가 줄어들었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에서도 1위에서 2위로 떨어졌구요.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다시 1위를 탈환하기 위해 필사적인 각오로 'Galaxy S8'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 외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활을 꿈꾸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LG전자입니다.
작년에 출시했던 플래그쉽 모델(Flagship Model)들인 G5, V20가 연달아 실패하면서 LG전자는 이번에야말로 다시 일어서겠다고 최선을 다했는데요.
그 결과물은 'G6'입니다.
올해 2월부터 LG전자는 G6 발매를 앞두고 언론에 기사를 뿌렸는데요.
이번에 LG전자가 과거의 '휴대폰 명가'로서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한 대목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한 제 의견은 제목에 나와있다시피 "안될걸?"입니다.
아직 나온지 한 달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게 되면, 여러분께서는 "너무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제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G6가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앞으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알아보는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전개하기 앞서,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은 사실이 있습니다.
언론에 나온 기사를 100% 믿지 마십시오!!
언론에 특정 제품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제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외국계 타이어 회사)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회사에 신제품이 나온다고 가정해봅시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제품에 대한 기사를 기자들이 자료를 찾아 본인이 스스로 쓴다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절대.
신제품에 관한 기사들 중 99%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홍보팀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제가 그 일을 하고 있는데요.
당연히 저의 회사 제품이라보니 아무래도 좋은 방향만을 강조해서 쓸 수밖에 없습니다.
"깔건 까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자"라는 신념을 가진 제 입장에서는 제가 쓴 기사임에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를 기자들에게 배포하면 기자들 대부분은 그대로 자사 신문에 게재합니다.
즉, 애당초 신제품에 대한 기사는 기자가 아닌 회사 홍보팀에서 작성한 것이며, 기자는 단순히 그것을 자사 신문에 게재하는 것 정도라는 것입니다.
객관성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전문잡지사에서 제품을 리뷰한 것을 올리기도 하는데요.
이것도 100% 신뢰하기는 힘듭니다.
그것은 처음 나온, 완전 신형인 상태만 다루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하는 것인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G5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G5가 출시되던 당시에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유력 언론에서는 G5를 칭찬하는 기사만 올라왔습니다.
기사만 보면 무조건 성공할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2~3개월 후 바꼈습니다.
사실, 제가 앞서 G5에 대해서 다루었던 포스팅(https://brunch.co.kr/@zangt1227/27)에서도 말했다시피 G5가 출시되기 1달 전부터 저는 LG전자가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위 링크에서 다 다루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다루진 않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G6가 출시하기 전에 게재된 기사들을 유심히 읽었습니다.
G5가 실패했던 원인들을 제대로 캐치했나 싶어서요.
하지만 달라진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이제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십시다.
LG전자는 작년에 출시한 G5가 실패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G5는 수율(투입한 원자재 대비 완성된 제품 비율)문제로 초기 모멘텀을 놓쳤고,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G5의 판매량은 약 300만대에 그쳤으며, 이는 전작의 판매량에 미치지 못할 뿐더러 경쟁작 Galaxy S7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이다."
결론은 "수율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다시피 '수율'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G5의 조립형 스마트폰 아이디어 자체가 기발한 것은 사실이나, 이걸 왜 굳이 소비자들이 사야하는지에 대해 제시하지 못한점, 그리고 잔고장이 너무 많아서 실패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 사장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서 제품전략을 수립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잠시 여기서 마케팅 및 제품개발에 대한 얘기를 해보죠.
여러분.
마케팅 및 제품개발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있어 上, 中, 下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上,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
中,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캐치해 거기에 걸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
下, 그냥 막무가내로 홍보하는 것.
上에 속해있는 기업으로는 Apple, Tesla, Facebook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中에 속해있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Blizzard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上, 中에 속해있는 기업들 중 上에 속해있는 기업들은 영업이익은 몰라도 소비자 인지도 및 장기성장성을 폭발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고, 中에 속해있는 기업들은 上에 속해있는 기업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안정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下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홍보해야 할 대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LG전자가 바로 下에 속하고 있습니다.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하는 LG전자의 상황에서 단순히 수율이나 배터리 크기향상만 강조한 것은 정말 '신의 악수'였습니다.
정작 고칠 것은 안고치고 엉뚱한 것에만 집중한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제대로 작동안한다는 소리를 들은 Google Assistant나 일반적으로 거의 쓰이지도 않는 18:9 비율의 디스플레이나 강조한 점 등 쓸모없는 것들만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G6에서도 G5에서와 같이 '갑작스러운 재부팅' 등의 문제가 재발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LG전자의 플래그쉽(Flagship: 각 브랜드의 대표 제품군.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것) 모델은 G시리즈와 작년 9월에 나온 V시리즈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Galaxy S 시리즈와 Galaxy Note 시리즈가 플래그쉽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쉽 모델은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입니다.
여기서 제가 제기하고 싶은 문제는 LG전자의 G시리즈와 V시리즈 간의 차이점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Galaxy S와 Galaxy Note의 경우에는 크기라는 점에서 구분될 수는 있지만, LG전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작년에 출시된 G5와 V10은 성공여부를 떠나서 명확하게 구분이 되었지만, 이번에 나온 G6를 보면서 도대체 왜 V시리즈를 출시하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비슷하지 않나요?
플래그쉽 모델 간의 차이도 거의 없는데, 굳이 2개 시리즈로 출시한다는 것은 곧 명확한 목표시장이라든지 마케팅 전략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냥 삼성전자가 출시하니, 우리도 출시한다" 이것 외에는 아무 이유도 없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삼성전자, Apple과 같은 강력한 브랜드에 이래저래 치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번 G6에 탑재하는 AP인 퀄컴 스냅드래곤 821 MSM8996 Pro가 비교적 예전 것이라는 것이 문제인데요.
물론 이전 작인 G5와 V20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 820 MSM8996에 비해선 우수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퀄컴이 2017년 상반기 타겟 플래그십 모바일 AP인 퀄컴 스냅드래곤 835 MSM8998을 발표해버린 상황에서 과연 이번 G6에 탑재되는 AP가 플래그쉽 모델에 어울리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LG전자가 모바일 분야에서 갖고 있는 생산관리 및 기술력이 과연 우수한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번 G6의 가격은 AP가 나온지 꽤 된다는 점, 원가절감을 위해 디스플레이 등 몇몇 기능이 빠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삼성전자가 작정하고 만든 Galaxy S8와 가격 차이는 불과 3~4만원 밖에 안됩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앞에서 말한 최신 AP인 835 MSM8998을 탑재하고 있으며, 안면인식기능 등 수많은 기능을 탑재한 상태입니다.
G6처럼 기능을 줄인게 아니라요.
그런데도 3만원 밖에 차이가 안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대목인데요. LG전자의 생산관리 역량에 대해 의문이 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제 주변에 G5, V20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는데요.
갑자기 재부팅되는 등 소프트웨어 상 오류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일부만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문제가 심각하더군요.
이 문제는 결국 LG전자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적절히 조화하는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약 LG전자가 여기에 대해 신경을 썼었다면 진작에 이점에 대해 홍보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내용은 볼 수 없었고, 배터리나 방수기능 등만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이말은 LG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신경을 안쓰고 있었다는 뜻임과 동시에 이번 G6도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죠.
사실 G6가 출시되기 전에 나온 기사를 읽으면서 G6가 좀 더 나아지기를 바랬었는데요.
아무리 봐도 너무 엉성했습니다.
제품전략 포지셔닝부터 마케팅, 제품개발까지 모든게 엉성했습니다.
게다가 G5과 같은 조립식 스마트폰 개발을 전면 중단하면서 G5구매자들마저 사실상 버렸습니다.
이 부분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거 과연 믿고 사도 되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번복하기는 했지만, G5와 V20에 대한 Android 최신 버전인 '누가' 업그레이드까지 하지 않겠다고 한 점은 자신 제품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다는 것이거나, 소비자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던가 하는 둘 중 하나밖에 안됩니다.
그렇다면 G6는 어떤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했을까요?
G6는 G5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개발했어야 했습니다.
지난번 G5에 관한 포스팅을 하면서도 저는 "G5의 운용방식은 확실히 기발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걸 왜 사야하는지를 설명해줄 요인이 없다. 그래서 실패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LG전자는 여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이번 G6에서 확실히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V20과 비슷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V30(?)과의 차별점을 지워버렸습니다.
G시리즈와 V시리즈라는 플래그쉽 모델 간의 차별점을 없애버려 사실상 제품개발전략 자체가 모호해진 것입니다.
이 G6를 통해 우리가 제기할 수 있는 문제는 "LG전자 MC사업부의 문제가 무었이냐?"라는 것입니다.
LG전자는 LG그룹에서도 알짜배기 그룹입니다.
그리고 취준생들한테는 '신의 직장'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그만큼 SKY대 출시 등 엘리트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정작 제품은 이런 식으로밖에 못만드는 것일까요?
전 이게 정말 궁금했습니다.
아무래도 조직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번에 G6 개발과 홍보과정에서 보여준 오판이 설명이 안됩니다.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온 문제라서요.
G6는 3월 10일에 출시되었습니다.
사전 예약 판매 기간 동안 약 82,000대를 팔았으나, iPhone 레드 에디션, Galaxy S8가 발표되면서 출시 둘 째주부터 판매량이 50%가량 감소하였습니다.
일치감치 예견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진심으로 말합니다.
LG전자에게.
언론플레이할 생각말고, 제발 고객의 피드백에 대해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아니면 뭔가를 끈기있게 밀어붙이던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