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주사를 맞은 학생들 중 몇몇이 어지럽다. 추워서 몸이 진동벨처럼 떨려 전기장판을 깔고 잤다.
등의 말을 들었지만 하루 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수업을 하러 왔고
해서 정말 아무 걱정 없이 2차를 맞았다.
그날 오후 3시에 맞고 팔도 별로 안 아팠다.
그런데 다음날 침대서 일어나는 데 머리가 순간 어질어질했다.
근데 그것뿐이었다.
아침까지 잘 챙겨 먹고 우체국에 들를 일이 있어 산책로를 따라 걸어왔었다.
집에 도착 후부터였던 것 같다.
갑자기 등짝이 쑤시기 시작하더니 온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나는 침대에 눕지 않으면 안 될 중환자로 변하고 말았다. 어지럽고 온 몸이 쑤시고 특히 등짝이 손으로 건들지 못할 만큼 아파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구부정하니 굽은 등..아픔으로 찡그려진 얼굴.... 거울 속 나의 모습은 중병을 앓는 환자같았다.
침대에 누웠어도 잠을 쉬 들지 못하고 매번 몸을 뒤척였다. 어디선가 웅웅 거리는 소리도 귀에 지나치게 거슬리고 오토바이 소리도 유난히 큰 소음으로 나를 괴롭혔다. 몸은 아픈데 머릿속은 생각이 많아져 별의별 생각들이 다 나고... 불안감이 더 힘들게 했다.
밤새도록 앓고 난 다음 날 아침에 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오징이 그 자체.
눈은 퀭하고 --밥맛이 없어져 밥도 거의 못 먹음---이틀간 안 감은 머리는 하늘로 들릴대로 들리고
억지로 죽을 먹고 진통제를 먹었다. 여차하면 병원에 가서 링거라도 맞아야 될 성싶었다.
잠을 좀 잤다.
몸이 좀 나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진작에 진통제를 먹었어야 했는데... 진통제의 역할이 참 크다는 것을 알았다. 또 점심에 죽을 먹고 진통제를 먹었다. 또 잤다.
그렇게 해서 3일 째 오후 모더나의 싸움에서 내가 이겼음을 알았다.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