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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과 콘텐츠 제작의 가장 큰 방해꾼

청중의 마음을 읽고 콘텐츠 반응을 높이는 2가지 실전 전략

by 제로

“나/사업의 브랜딩을 해보자!”


“콘텐츠를 만들어 보자! 나도 떡상 한 번 해보는 거야!”



온라인에서 브랜딩을 해보겠다는 결심이 서고 나면, 자연스레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계정을 키워봐야지’라는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며칠 밤낮을 고민하여 완성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완벽주의자부터 ‘이게 뭐 별거냐’라는 자세로 한두 시간 슥슥 작업해서 올려보는 행동주의자까지 여러 유형이 나타나지요.


유형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봉착하는 난관은, 생각보다 저조한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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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계열 직군에서 이런 일이 많습니다. 창의적인 업무가 주어졌을 때, 다들 나름의 방법으로 수행합니다. 그 누구도 못해서 혼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나 정도면 잘하지 않나’라는 마음으로 결과물을 평가대에 올려놓습니다.


마음과는 달리, 꿈꾸는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은 많아야 상위 10%입니다. 다시 말해 적어도 90%는 생각보다 저조한 반응을 얻습니다.


수학 문제 같은 것과 달리 창작품은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90%의 대부분은 부당함에 분노합니다. 크리에이터들은 알고리즘을 원망하고, 직장인 등은 차별 대우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자존심을 내려놓고, 아픈 마음을 다독이며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내가 상위 10%가 아닌 것은, 내 창작품이 청중/고객의 마음을 빼앗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미국 유명 소셜 마케팅 인플루언서이자 기업가인 Gary Vee는 저보다 매몰차게 이야기 하죠: “It’s because you SUCK!” (이건 네가 형편없기 때문이야!)


물론 소셜미디어 플랫폼마다 각각 잘 먹히는 전술이 있고, 써먹어야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콘텐츠가 청중의 마음에 드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전투에서 전술이 아무리 좋아도 애초에 싸움을 잘 못하면 승리가 힘들지 않겠습니까.


[객관적이지 못한 나의 자아]가 콘텐츠 제작과 브랜딩의 가장 큰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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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세상을 매료시킬 아이디어라 해도, 대부분의 경우 그건 내 생각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청중은 사과 그림을 원하는데 나는 오렌지가 좋습니다. 내가 이렇게 좋아하니 청중도 분명 좋아할 것이고,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날 시간과 공을 들여 멋진 오렌지 그림을 그립니다. 청중 앞에 내밀어 봅니다. 청중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지나갑니다. 그들은 내 옆의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어설픈 사과 스케치를 보며 열광합니다.


나는 분노합니다. 정답은 오렌지라고 믿거든요. 그 사과 스케치는 제작에 1분도 안 걸렸을 것 같거든요.


‘청중/고객의 생각이 곧 내 생각’으로 오랜 기간 훈련이 된 10%의 사람들이 “내 생각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보통의 사람들이 “내 생각은…”이라고 하는 건 다릅니다.


전자의 “내 생각”은 “내가 경험+지식+직관으로 추론하는 청중의 마음이 열릴 법한 생각”의 줄임말입니다. 후자는 말 그대로 “내가 생각하는 청중의 마음”이지요.


어떻게 10%처럼 사고하여, 청중의 마음을 저격할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실행에 옮겨볼 수 있는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청중에게 질문하기: 꾸준하고 다양한 소통을 통해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전문분야나 관심사에 맞게 파악하는 것

2) 빠르게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기: 위에 예로 든 사과 스케치처럼, 빠르고 러프하게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만들어 업로드 해보고 반응을 관찰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완성도가 중요하지만, 일단은 청중에 맞춰 방향과 눈높이를 조율해야 함. 제목(후킹), 첫 줄, 이미지의 주제, 영상의 첫 3초 등에 핵심을 잘 심는 것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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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100% 적중률은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소통하고 분석하고 조정하다 보면 생각의 틀이 조금씩 바뀝니다. 자아를 내려놓는 과정이지요. 그렇게 적중률이 올라갑니다.


십수년간 뉴욕에서 광고 및 미디어 업계를 전전한 만큼, 저는 고객이나 상사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면 이골이 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제 자신의 브랜드를 위한 콘텐츠를 객관적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걸음마를 배운다면 언젠가 뛸 수 있게 됩니다. 포기하지 말아요.


청중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키워 메시지 전달에 방향이 잡히면, 그제서야 본 게임 시작입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일 수도 있고,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도 해 볼 수 있겠죠.


열심히 콘텐츠를 올려보고 계시는데, 생각보다 저조한 반응에 고통받고 계시다면…


둘 중 하나 정도는 시도해 보시리라 믿으며…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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