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상#글#시
비가 내리는 밤이면 학창시절 쓴 글이 하나 꼭 생각난다. 우두두 쏟아지는 소리에 울다 쓴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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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에 맞닫는 것은 오열하는 신의 눈물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뜨린 것은 오열하는 신의
울음
어두운 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오열하는 신의 분노
아아, 신이여
어찌 그리 괴로워하시나이까
아아, 신이여
어찌 그리 괴로워하시나이까
신의 오열의 묻혀버린 나의 수줍은 눈물이여
아아, 나도 괴로움에 사묻혀 그대를 그리는데
오열하는 신의 그리움이 저 하늘의 태양만 해
수줍은 나의 그리움이 보이질 않는 구나
아아, 신이여
어찌 그리 괴로워하시나이까
아아, 신이여
어찌 그리 괴로워하시나이까
신이여 내 정녕 후세에 다시 태어나 신의 임이 되겠사오니
신이여 이제 그만 괴로워하소서
수줍은 나의 슬픔이 자라지 못하도록
아아, 신이여
어찌 그리 괴로워하시나이까
(2007 3 31 土 12:36)
당시엔 분명 대상이 있는 글이었는데 십년이 지난 지금 그 대상이 누구였는지 확실치가 않다. 시간이 흘러 모든 게 다 잊혀졌고, 짧은 글만 남았다. 분명 잊지 않으려 했을 사랑이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