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입안을 헹구고, 따뜻한 물을 끓여 내 책상으로 가져간다. 크게 기지개를 켤 때도 있지만, 마음이 바쁠 때는 그것조차 잊는다. 대신 책상 위에 있던 접이식 독서대를 펼쳐 손에 잡히는 대로 읽을 책을 한 권 골라 올려둔다. 20분 타이머를 맞춰두고 독서를 시작한다. 책이 아주 잘 읽히는 날도 있지만 더러는 읽히지 않는다. 멍한 채로 글자만 넘겨보다 조금 정신을 차렸을 때 20분이 되었음을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책을 더 읽고 싶지만 고양이 밥을 주어야 할 시간이다. 남은 책은 오후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서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그 책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 아침은 도서관에 가기 가장 좋은 때이다. 아침의 도서관은 늘 고요한 활기로 가득하다. 도서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다들 무언가를 읽거나 쓰고 있다. 보고 있다. 말 한마디 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약간의 기침 소리에도 민감해지는 사람들의 눈초리에 평소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조용히 움직이게 된다. 아침에 읽히지 않던 책도 도서관에서는 가능하다. 가만히 의자 등에 기대어 앉아 있는 것도 도서관에서는 묵상의 시간이 된다. 아침에 멍 때리기 가장 안락한 장소가 있다면 그건 바로 도서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