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가 내 방에 놀러 왔어.

일상에서 온 소소한 시 한 편,

by 김감귤



























귀뚜라미가 내 방에 놀러 왔어.

_김감귤_

어머나, 좁디좁은 내 방에
귀뚜라미가 놀러 왔어!

엄마, 아빠, 내 동생은 못 봤지!

미안하지만!
문 뒤로 숨어버렸을 때,
책상 밑에 들어갔을 때,
킬라를 뿌려버렸어!

어찌나 높이 뛰던지
높이뛰기 선수라니까 정말?

그런데, 킬라를 몇 번 뿌려서
이제 하늘나라로 갔나 봐.

그러니까, 내 방에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도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었어.

미안하다, 귀뚜라미야.
미안하다.

한 밤 중에 귀뚜라미가
아침의 분주함을 내게 선물 주고 갔어.

그래서, 더 미안할 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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