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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Nov 06. 2023

어떻게든 되겠지

'무'계획적으로 사는 방법

나라는 사람을 생각해 보면 꽤나 대책이 없는 사람이다.

MBTI로 말하면 P 성향인 사람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다.

 

'대퇴사 시대'라고 하지만 아무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퇴사부터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퇴사를 하는 사람은 많지만 일단 딱히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닌데 퇴사부터 지르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직을 준비하기 위해, 본인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더 공부를 하기 위해, 육아를 위해, 대부분 어떠한 이유를 붙이고 퇴사를 한다. 하지만 나는 회사를 다니며 무기력 해졌고 쉬고 싶어서 퇴사를 해버렸다. 그렇게 계획 없이 퇴사를 한 사람은 어떻게 지내나 하며 궁금할 법하다. 나 역시도 퇴사하고 나서 나처럼 무계획적으로 퇴사한 사람이 있나 찾아보고 어떻게 지내나 염탐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동안 내가 퇴사하고 썼던 브런치 글의 조회수가 다른 글에 비해 높은 게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생각이 없다며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조금만 부지런 떨고 계획을 세우면 더 효율적이고 시간과 돈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안다.


아침에 잠깐 시간 내 일기예보만 챙겨봐도 갑자기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는 일도 줄일 수 있고,

지하철/버스 앱으로 도착시간만 확인해도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줄일 수 있다.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 가면 더 많은 걸 볼 수 있고 헤매는 일도 줄일 수 있다.

'분'단위로 계획을 세워 계획을 완수하는 데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분명 그 사람은 미리 철저한 계획을 세웠기에 여행지의 맛집과 구경거리는 아쉬움 없이 다 보고 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설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는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공적인 업무나 무조건 해내야 하는 일은 계획을 세우겠지만 그 외 상황에서는 흐르는 대로 주변 상황에 따라 맞춰 행동한다. 답답해 보일 수 도 있지만 나는 이런 내가 좋다.

계획하지 않으니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생각지 않은 일이 생겨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상황대처능력이 조금씩 올라가지 않나 싶다.


여행지에서도 현지에서 물어보거나 돌아다니며 현지인 맛집처럼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는데 생각지도 않은 멋진 맛집을 발견하게 된다. 이게 또 하나의 여행의 재미다.


아주 가끔은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내가 겪었던 무계획의 시행착오가 다 밑거름이 된다.


내가 믿는 것은 '세상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나쁜 상황도, 좋은 상항도, 그 어떤 상황도 평생 가진 않는다. 스스로를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되어있다.'이다.


무계획으로 살아서 겪는 시행착오가 많지만 30년 치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쌓여있어서 이제는 대수롭지 않다!

내가 내린 결론은 무계획으로 살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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