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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한 초콜릿 Nov 05. 2022

설탕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초콜릿/디저트에서 당의 종류와 역할

나에게 '당'은 공부를 해도해도 새롭고 끝이 없는 녀석이다.

'당'이라고 우리집 주방에 보이는 그 흰설탕이 다가 아니다.

사실 설탕이라고 지칭하면 그 설탕이 맞지만, 큰 분류로서 '당'은 굉장히 다양하게 존재한다.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올리고당류, 당알코올 등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설탕(백설탕)은 '수크로스sucrose'로 칭한다.

수크로스는 이당류이며 [포도당 + 과당]의 형태를 하고있다.

과당은 포도당이나 수크로스 자체보다 빠르게 인식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단맛을 느낄 수 있고, 수크로스보다 빠르게 사라진다. 수크로스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쉽게 단맛을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함량이 높아질수록 결정화가 되기 쉽고(딱딱하게 굳어버림), 또한 단단해져서 식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수크로스는 절대 산화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설탕이 아주 많이 들어간 음식은 잘 썩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화당inverted sugar'은 수크로스를 가수분해하여 얻는다. 수크로서(포도당 + 과당)을 가수분해하여 반액체 상태의 (포도당 + 과당)의 형태가 된다. 마치 진득한 점토와 시럽이 섞인 듯이 보인다. 전화당은 보습력이 있어서 제품이 건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설탕의 재결정화도 방지해준다. 하지만 수크로스보다 당도가 높아서 사용시 주의해야한다. 전화당 대신에 '꿀'을 사용할 수 있는데, 꿀은 전화당과 효능이 거의 똑같지만 꿀 특유의 향과 맛이 있으므로 사용시 주의해야한다.


'덱스트로스dextrose'는 '글루코스(포도당) 분자'의 다른 이름이며, 수크로스나 전화당에 있는 분자와 동일한 포도당 분자이다. 이 분자가 순수한 가루 형태일 때 '덱스트로스'라고 부른다.

덱스트로스는 단당류이며 주로 전분의 가수분해로 얻는다. 덱스트로스는 수크로스와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덜 달고, 설탕의 재결정화를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글루코스(포도당) 시럽glucose syrup'은 전분의 부분적 가수분해로 얻어지는데 옥수수, 감자, 밀전분이 주로 사용된다. 글루코스 시럽은 어느 pastry kitchen을 가나 무조건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만큼 흔하게 사용되고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설탕의 재결정화를 방지하기 때문에 캐러멜 제조에 많이 사용된다. 그리고 수크로스보다 당도가 낮다. 자유수(free water, A/W)를 잡아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나슈 제조에도 많이 사용된다. 글루코스 시럽은 'DE(Dextrose Equivalent; 덱스트로스 등가)'의 수치로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Dextrose'는 '글루코스 분자'의 다른 이름이다. 즉, 둘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포도당'이다. 'DE'의 수치는 100g의 물질에 얼마만큼의 포도당 분자가 들어있느냐로 표기된다. 즉, 이는 전분이 얼마나 포도당 분자로 전환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전분의 DE는 0에 가깝고, 글루코스 시럽은 DE 20~80 사이로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며, 순수한 덱스트로스dextrose의 DE는 100이다.

이 DE에 따라 글루코스 시럽의 성질이 조금씩 달라지므로, 전문 셰프들은 본인의 레시피에 맞는 수치를 주문하여 정밀하게 사용한다. DE에 대한 설명은 길어지므로 다음편에 다시 가지고 오도록 하겠다.


'글루코스(포도당) 파우더glucose powder'는 글루코스 시럽을 건조해서 가루로 만든 것이다. 보기에는 덱스트로스dextrose와 똑같아 보이지만 그 성질을 다르다. Glucose powder와 Dextrose를 비교하자면, 글루코스 파우더가 설탕의 재결정화 방지에는 더 도움되고, 덱스트로스가 더 달다. 또한 둘의 차이점은, 글루코스 파우더는 어떤 DE 수치의 글루코스 시럽을 건조했냐에 따라 DE 수치가 다르지만 덱스트로스의 DE는 항상 100이다.

글루코스 파우더와 글루코스 시럽을 비교하자면, 파우더가 시럽보다 계량에 용이하고 레시피에 사용시 추가적으로 더해지는 수분이 없다(시럽에는 수분이 존재하기 때문). 하지만 비용이 더 비싸고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당 알코올 Sugar Alcohols*

당 알코올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굉장히 중요하고 주요한 역할들을 해주므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폴리올polyols로 이루어져있으며 폴리올은 분자 중에 3개 이상의 수(물;수)신기를 가진다. 

당 알코올 중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으로는 껌이나 치약 재료에서 볼 수 있는 '솔비톨sorbitol'과 보습제로 사용되는 글리세린glycerine(=글리세롤glycerol)이 있다. 그 이외에도 만니톨, 말티톨,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락티톨 등등 다양한데, 당 알코올들은 실제 '설탕'의 종류가 아니므로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 이들은 혈당을 올리지 않고 단맛을 내므로 대체당으로 주로 사용되는데 단맛이 강하지는 않아서 인공감미료와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게다가 이들은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하트). 그러나, 다량 섭취 시(정상 범위 이상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름에서 속지 말자, 당 알코올은 '당(설탕)'도 '알코올 음료(술)'도 아니다. 이들은 증점제(점성을 증가시킴), 감미료의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이유들로 초콜릿 가나슈 제조에 많이 사용되며 주로 사용되는 솔비톨과 글리세롤의 역할을 알아보자.


'솔비톨sorbitol'은 몇몇 과일에 자연적으로 소량 존재하기도 하며 대량 생산용으로는 옥수수 전분에서 나온 덱스트로스dextrose에서 추출한다. 솔비톨은 수분을 안정화시키고 제품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물과 잘 결합해서 자유수(free water, A/W)를 감소시켜주니(*제일 중요한 이유) 제품의 보관성을 쑤욱 올려준다. 또한 설탕의 재결정화를 방지해주며 수크로스(설탕)보다 당도가 낮다. 혀에 닿으면 살짝 청량감이 있어서 껌이나 치약 등의 제조에도 사용된다.

초콜릿 가나슈 레시피에는 보통 5~10% 정도로 사용된다.


'글리세롤glycerol' 또는 '글리세린glycerin'은 무향, 무취의 점성이 있는 액체이다. 좀 묽은 물풀같은 느낌이랄까. 물에 용해가 아주 쉽고 흡습성이 아주 좋아서(즉, 보습력이 아주 높음) 재료의 보관성을 늘려주며 수분을 아주 잘 유지해준다. 동유럽식의 fruit cake같은 몇달 간 보관하는 케이크에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대두나 야자palm에서 화학적 가공으로 얻을 수 있다. 

보통은 레시피의 5%정도를 사용하는데 과다하게 사용했을 경우 쓴 맛이나 왁스같은 맛을 남길 수 있다.


완성품을 겉으로 스윽 보기에는 어떤 당을 쓰던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그 속에 든 것들은 다른 구조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얼마나 오래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한지, 식감과 맛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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