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최근 한국으로 이사를 왔다
해외에서 3년간 살다 이곳으로 이사했는데
내 나이 41살에 드디어 전성기를 맞이한 듯하다
이 도시로 이사 온 날부터 난 동네 할머니들과
어머님들의 예쁨을 홀로 받는 듯하다.
길을 지나가다가도
" 참 곱네, 결혼은 했누? "
목욕탕에서 사우나하고 있으면
" 참 곱네. 오랜만에 고운분을 만나네 "
진짜 내가 고와서?
예뻐서 그러시는 걸까?
사십 평생 예쁨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만의 멋에 취해 살아온 내가
41살에 돌연 할머니들의 뮤즈가 된 듯하다.
왜 그런지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3년간 강한 햇빛에 그을린 얼굴에 잡티 주근깨
스타일도 한물간, 요즘 트렌드가 뭔지
아직 분위기 파악 안 되고 있는
갓 뮤직뱅크에서 나온 듯 마냥 웃고만 있는 내가
이 동네 사람들은 뭐가 그리 예쁘다는 걸까?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뻘 되시는 분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더욱 공손해지고 자세가 예뻐진다.
절대 인기를 의식해서가 아니다.
갑작스레 주목받으면 으레 저절로 나오는
반응이지 싶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갈 무렵
난 조금 깨닫게 되었다.
생각보다 원인은 내가 아니라
타인에게 있다는 것을.
이 동네에서 웃고 다니는 아줌마는
나 혼자뿐이란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유럽에서 3년간 살면서 나도 모르게
길을 가다 눈을 마주치고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눈웃음 짓는 게
습관이 되어있었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는데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그들을 보며 익힌 듯하다.
한국으로 이사 온 지 6개월 차,
점점 다정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우리를 쿨하고 시니컬하게 만드는
이유 없이 습관적으로 띄운 나의 미소에
냉소적으로 지나치는 사람들.
나의 다정함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보다 같은 여자, 같은 엄마들끼리
더 그런 듯하다.
'뭐, 모르는 이에게 당연히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다정하기가 그렇게 어렵나?
생각보다 다정함의 힘은 대단한데 말이다.
별일 아닌 일에 짜증부터 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본인이 짜증 내는지 모른다.
즉 생활반응조차도 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다정함이 기본 무드로 장작 되어 있는 사람에겐
언제나 여유와 재치가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
짜증이라는 녀석은 항상 작은 문제를
키우는 역할을 하지만
이 여유와 재치라는 녀석은
문제를 가볍게 만든다.
널뛰는 감정을
잔잔하게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삶의 많은 에너지가 절약된다.
그리고 다정함을 유지하면 때로
친절을 경험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일상에서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고,
친절을 경험하게 될수록
에너지가 밝아지고 타인과의 정서적 연결고리가
보다 단단해지며
궁극적으로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밝은 기운은 웃는 얼굴을 보고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웃어라.
웃음이 많아야 더더욱 웃을 일이 많아진다.
양자물리학 시각에서 보면,
인간의 신체는 에너지가 뭉쳐진 것이고
이 에너지 흐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에너지 흐름을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일상에 경험하는 작은 순간들이 결정한다.
작지만 잦은 만족과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이 다정함에서 비롯되는 것들이 아닐까.
결국 타인에 대한 작은 배려와 관심,
이 다정함은 나에게 돌아오는,
내가 나에게 다정함을 건네는
출발점일지 모른다.
이 동네에서 나의 다정함을 알아보고
귀하게 여겨주시는 분들 덕분에
어쩜 나의 전성기는 지금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의 이 다정함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동네에서 나의 이 다정한 무드가
널리 널리 퍼졌으면...
순간순간의 행복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다정해지기만 하면 해결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으니,
엄마들이여,
길에서 핸드폰 찾지 말고
최대한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스치는 모든 것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자.
아마도 조만간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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