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이는 권유법
예전에는 동대문에서 옷을 강매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여행지에 가면 먹을 걸 강매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마저도 많이 사라졌어요. 이런 강매 문화가 많이 사라진 한국에서 자라다 보니 외국에서 강매에 된통 당한 적이 있다는 지인의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지인은 몇 년 전 미국에 놀러 갔다가 사진 찍어준다는 말에 사진 한 번 찍고 돈을 요구한 덩치 큰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하는데 말하면서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했는지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사진은 잘 나와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돈을 지불하고 나서 너무 아깝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한 번의 강매가 행복한 미국여행에 재를 뿌리게 된 겁니다.
이야기는 미국에서 물 건너온 이야기지만 어디서든 잘 파는 사람은 사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듭니다. 잘 파는 사람은 권유를 함으로써 고객이 선택하게 하고 그 선택을 돕기 위해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친절히 잘 설명해 줍니다.
오늘은 너무 좋은 상품이고 할인까지 하는 좋은 타이밍인데 고객이 거절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리액턴스 효과'인데요. 주로 선택을 앞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반작용 현상으로, 내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인식에서 발생되는 저항감입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어려우시죠?
쉽게 설명드리자면 청개구리 같은 심리입니다. 무언가 하라고 하면 하기 싫어지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어지는 그런 심리인데, 왜 그런 경우 있잖아요.
바닥 시멘트 작업 후에 '절대 밟지 마시오'라는 글자를 보면 괜히 밟아 보고 싶고 전시하는 제품 앞에 '눈으로만 봐주세요'라고 적혀 있으면 손 대보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물론 다 큰 어른들은 실행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마음이 실행하고 싶다고 얘기해도 잘 잡아줄 이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매장에서 판매자가 고객에게 제안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매자가 "지금 사셔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안 그러면 굉장히 손해 보시게 될 겁니다."라며 강요하듯 말하면 고객입장에서는 자유를 제한받는 느낌과 동시에 강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한 번 사볼까 생각은 갖고 있었더라도 폐쇄적이고 저항적인태도로 나와 해당 지점에서 구매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던가 다른 매장에서 구매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절대 사지 말라고 이성이 꽉 잡아주는 거죠.
리액턴스라는 용어가 물리학에서는 '전기의 저항'을 뜻합니다. 저항이 클수록 그에 따른 반발력도 커진다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때로는 우리도 저항과 반발이 꾸준히 일어나는 고객을 마주합니다. 그렇다면 판매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항하는 이유를 없애주면 됩니다. 고객은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에 관심이 있어서 우리의 판매처로 왔습니다. 현장에서든 온라인 상세페이지에서든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어떤 설명이냐? 고객이 절대 고민이 부족했다거나 후회하지 않을 만큼 자세한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 너무 추상적인데요?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시장 조사를 해야 합니다. 지금 제일 잘 팔리는 곳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길래 잘 팔리는가? 어떻게 상세 페이지를 꾸며서 잘 팔리는가 확인해봐야 합니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거래 이후 만족해야 서로 행복한 결말을 보게 됩니다.
고객이 사고 나서 든 생각이 "이것저것 따져보고 충분히 고민해서 구매했기에 굉장히 합리적으로 잘 샀다"까지 가야 합니다. 판매자는 권유만 했을 뿐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고객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상품도, 판매자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서 전 글에도 올렸지만 애매모호하게 고객에게 "살 거면 사고 말 거면 마세요.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라고 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https://brunch.co.kr/@zionbookst/81
강압적이지 않지만 명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구매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보다는 '구매하세요'가 낫고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보다 한 번 이용해보시고 가세요'가 더 낫습니다. 말은 확실하게! 하지만 강압적인 느낌은 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혹시나 고객이 내 말을 간혹 세게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이렇게 한 마디만 덧붙여 보세요.
이 말을 들은 고객은 주도권이 본인에게 있음을 느끼고 불안한 마음 없이 편안하게 여러분과 여러분의 상품을 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