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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코 Oct 23. 2024

[100-94]집에서 즐기는 직업체험9탄_인터넷판매자

아이의 손재주가 좋아요. 심심하면 무언가 계속 만들어요. 동대문 근처에 살아서인지 날마다 동대문 종합 시장에 자주 들르네요. 동대문 종합 시장에는 액세서리 천국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건물 5층에 올라가면 여러 종류의 물건이 많아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이의 눈이 동그래지며 눈에 발이 달려요. 여기저기 다니며 물건을 구경해요. 만들고 싶은 물건을 담아 구매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공장이 돼요. 굴뚝은 없지만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요. 저희 집 액세서리 공장으로 초대해요.
웰컴 투 홈 or 팩토리.

액세서리 인터넷 판매자
아이는 집에 와서 곱게 만들어요. 팔찌, 목걸이, 핸드폰 케이스 꾸미기 등 날마다 취미가 늘어나요. 대신에 집은 더 정신없고 어지럽지만 저는 여전히 개의치 않아요. 남편은 일 다녀와 집이 엉망이라며 가끔 화내지만 저는 신경도 쓰지 않아요. 아이가 원하면 그대로 두는 편이라 아이의 어지러운 방을 뭐라 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아이의 자유로운 상상과 창작의 세계는 그 높이를 알 수 없어요. 잘 만들어진 액세서리를 판매하자고 아이에게 바람잡이를 해요. 액세서리를 그리 잘 만드니 인터넷 판매를 하자고 아이를 꼬셔요. 처음 반응은 시큰둥하지만 돌격의 이 여사 가만히 있지 않아요. 아이에게 계속 푸시를 해요. 아이는 핸드폰으로 검색해 보더니 어린이가 사업자등록증 내기 쉽지 않다고 해요. 엄마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증을 원해요. 그래서 제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증은 신청하고 은행에 가서 사업을 위해 통장과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확인증도 만들고 구청에 가서 신고 후 통신판매업 신고증도 발급 받아요. 드디어 진정한 온라인 마켓을 할 수 있어요.


코스모스


드디어 코스모스라는 가게 이름이 탄생해요.
아이는 스스로 가게 이름도 직접 만들고 학교에서 배운 솜씨를 이용해 파워포인트로 가게 로고를 디자인하고 동대문 액세서리점에 가서 이것저것 구매하고 택배 비닐 주머니도 한 박스 주문해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요.
'에이블리'에 사업자등록증과 통신판매업 신고증을 등록하고 신청서를 작성 후 3일을 기다려요. 월4만 9천 원이 필요하니 그 점 꼭 기억하세요. 드디어 온라인 마켓을 오픈해요. 곱게 사진 찍어 정성껏 올리고 판매되기를 기다려요. 홍보를 안 해서 그런 건지 아무리 기다려도 판매가 되지 않아요. 하염없이 기다리기 지루해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도 등록해요. 물건을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뜨기를 간절히 기다려요. 아이는 혹시 주문한 사람이 없는지 수시로 에이블리나 네이버에 들어가 확인해요. 하지만 단 한 건도 팔리지 않아요. 지금 생각하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물건을 사달라고 때를 써야 했는데 아쉬워요. 그렇게 시간만 보내다가 에이블리도 문을 닫고 통신판매업도 정지했어요. 아이는 엄마 때문에 엄한짓 했다면 무척 뭐라고 해요. 괜히 일 벌려서 돈 낭비, 시간 낭비했다며 저를 비난해요. 저는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요.

아직도 택배 비닐이 집 창고에 한 박스 쌓여 있지만 지난 날을 추억하며 아이에게 이야기해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액세서리는 차고 넘치니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한 제품을 가진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을 얻어요. 그때는 돈, 시간 낭비였지만 아이에게 장사의 맛을 선물에 주어 저는 기뻐요. 무엇이든 모험심을 아이의 마음에 심어주어요. 아이의 입에서 나중에 경영학과를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오네요. 인터넷 판매의 힘이 여기서 나오네요.
저는 여전히 우리 집에서 바람잡이예요.
에어컨 바람보다 더 강력하니 바람 맞으러 저희 집으로 놀러오세요.


강풍, 채코의 시원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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