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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코 Oct 25. 2024

[100-96]집에서 즐기는 직업 체험 11탄_배드민턴

딸이 국제 대회에 나가요. 가방을 들고 드디어 그동안 쌓은 실력을 발휘하려고 전쟁터에 나가네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운동만 했어요. 공부보다는 배드민턴 선수가 되려고 부단히 노력해서 드디어 태극 마크를 달고 비행기를 타요. 얼마나 떨리고 간이 콩닥콩닥 할까요? 늘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혼자서 잘 자라준 아이가 대견해요. 거기다 국제대회 선수로 발탁이 되어 참 기분이 좋아요.


여기까지 저의 상상이에요. 상상력이 조금 과했다면 정말 죄송해요. 아이가 정말 운동에 소질이 있는지 부모로서 갸우뚱해요. 혹시 소질이 있는데 부모가 밀어주지 않아서 아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정해져 있는데 못 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이를 붙잡고 유명한 코치 선생님을 따라다녀야 하는 건 아닌지 오만가지 상상을 해요. 그런데 혹시 아이가 운동하다가 폭행을 당하거나 합숙소에 들어가서 선배들의 빨래나 한다면 정말 속상할 거예요. 지금 한참 이슈가 되는 일들이 아이에게 일어난다면 부모로써 가만두지 않을 듯해요. 그런다면 정말로 직장 관두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이의 몸이 운동하기에 적절한지도 궁금할 때가 있어요. 한 번도 진진하게 아이에게 운동하기를 권한 적도 없어요. 사실 아이가 운동한다고 할까 봐 살짝 겁이 나기도 해요. 이런 무식한 엄마 때문에 아이의 앞길을 막으며 하라는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막무가내 부모가 아닌지 이참에 짚고 넘어가야 하나? 참 어렵고 힘들어요. 그 지점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봐요. 기회가 되면 가는거고 아니면 말지 가벼운 생각을 가지도록 해요.


배드민턴 선수

아이는 운동을 잘해요. 엄마, 아빠 모두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지 음악보다는 운동을 더 좋아해요. 엄마 욕심에 이것저것 시킨다고 피아노 학원에 억지로 다니는데 그렇게 재미없는 건 처음이라며 한 달 다니다기 그만두고나서 한참 뒤에 딸이 이야기해 주네요. 하지만 딸은 운동을 대하는 느낌이 달라요. 땀을 흠뻑 흘리는 것을 좋아하고 학교에서 공부보다는 운동을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났지요. 그런데 그 지점에서 자꾸 의심을 해요. 적당히 잘 하는 것인지 그저 동네에서 아주 조금 뛰어난 것인지 조금 헷갈리기는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무조건 이 운동하고 싶다고 강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이번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배드민턴부에 들어가요. 학교 수업이 끝나고 오후에 외부 강사님이 실시하는 배드민턴 수업을 한다며 라켓을 가방에 훅 찔러 넣고 학교에 가네요. 아이는 배드민턴 수업이 있는 전날 밤이 되면 저와 동네 공원으로 라켓을 들고 향해요. 둘이서 깔깔거리며 열심히 호흡을 주고받으며 배드민턴을 연습해요. 운동하면서 악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좋은 에너지를 내뿜어요. 낮에는 아빠와 실내체육관에 가서 두 시간을 땀 흘리며 연습해요.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에 아빠를 들들 볶아요. 운동 좋아하는 아빠도 딸과 배드민턴 대결을 하다 보면 어깨가 결린다고 이야기를 해요. 그만큼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는 정말로 소질이 있는 건지 의심이 들어요. 그냥 적당히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건지 정말 헷갈려요. 만약 아이가 운동을 선택했는데 아니다 싶어서 다시 공부로 돌아오는 게 되는 건지도 정말 미지수예요. 직장 다니며 일하기도 바쁜데 아이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살아야 하다니 머리가 복잡하고 어지러워요. 다른 부모들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요.


당신의 아이는 안녕하신가요?


미래를 정하고 바르게 가고 싶지만 아직도 진로를 정하지 못해서 수학 학원 가방을 짊어지고 털래털래 억지로 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안쓰러워요. 남들과 똑같은 방향으로 가는게 정답인지 헷갈리기도 해요. 그것이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주문이라도 해야 속이 편할까요? 점점 예민해지는 아이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어요. 아이의 진로와는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게 아닌지 깊은 밤, 별이 총총 달려있어도 대답이 없네요.

점점 늘어가는 아이의 실력을 이제 따라갈 자신이 없어요. 한마디로 저보다 베드민터을 잘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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