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했다.
모든지 괜찮은 척하면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줄 알았다.
나이만 먹어가는 어른이 아닌,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궂은일에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왔다.
괜찮은 어른이라면 이 정도의 아픔과 씁쓸함은 당연히 버텨야 되는 줄 알고
괜찮아, 괜찮아하며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해왔다.
어른 인척 하는 그 행동이 나를 돌아봐주진 못한 듯했다.
끊임없는 침잠과 깊이를 모르는 심연 속에 나를 던져놓고는
어른이라는 껍데기만을 추구하는 나라는 사람을 누가 알아봐 주려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누가 이를 알아봐 주려나
사위(四圍)*를 사위(詐僞)** 하며 가냘픈 마음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봤자
시커먼 유리창에 비친 내 아지랑이만이 나를 반기운다.
* : 사방의 둘레
** : 양심을 속이고 거짓을 꾸밈.
괜찮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기보다 어른이기에 괜찮을 것이라는 주객전도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만신창이가 되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저 낙엽이여
당신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