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Apr 28. 2024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거짓말을 했다.

모든지 괜찮은 척하면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줄 알았다.


나이만 먹어가는 어른이 아닌,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궂은일에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왔다.


괜찮은 어른이라면 이 정도의 아픔과 씁쓸함은 당연히 버텨야 되는 줄 알고

괜찮아, 괜찮아하며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해왔다. 


어른 인척 하는 그 행동이 나를 돌아봐주진 못한 듯했다. 

끊임없는 침잠과 깊이를 모르는 심연 속에 나를 던져놓고는


어른이라는 껍데기만을 추구하는 나라는 사람을 누가 알아봐 주려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누가 이를 알아봐 주려나


사위(四圍)*를 사위(詐僞)** 하며 가냘픈 마음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봤자

시커먼 유리창에 비친 내 아지랑이만이 나를 반기운다.

* :  사방의 둘레

** : 양심을 속이고 거짓을 꾸밈.        


괜찮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기보다 어른이기에 괜찮을 것이라는 주객전도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만신창이가 되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저 낙엽이여

당신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