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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되찾기 위해 남산을 오른다.

회복과 상기시키며 되찾는 소중한 기회

by 레마일

주말이 되면 꼭 칠흑 같은 새벽에 남산을 오른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사람도 많지 않고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남산에서 맞이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다. 남산 둘레길을 거쳐 오르막을 거닐 때면 내가 살면서 잊고 있거나 잊히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잠시 생각에 잠긴다.

Recover, 회복을 통한 되찾음

남산을 오르며 몸도 마음도 많이 건강해질 수 있었다. 이젠 지팡이 없이도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고, 재활을 받기 위해 눈치 보며 병가를 신청하지 않는다. 무리를 한다 싶으면 쉬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조금 지치는 일이 발생할 것 같으면 휴가를 내고 어김없이 체력을 기르기 위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남산으로 향한다. 근육이 당겨오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까지 쓰고 오를 때면 숨이 더 빨리 차오르면서 여기까지만 하고 싶은 생각만 든다. 이제는 익숙한 길이기에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금 올라 남산 팔각정과 남산 타워를 맞이한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더욱 건강해진 듯하다. 마음속에 여유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생기고, 예전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 노력한다. 퇴근하는 금요일이 되면 더 이상 불금을 외치며 약속 장소를 향하지 않는다. 그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 모든 직장인의 작은 소망처럼 조용히 주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렇게 어영부영 주말은 시작된다.

토요일 새벽이 가장 오르기 힘든 날이다.

사실, 토요일 새벽이 가장 남산을 오르기 힘든 날이다. 아직 지쳐있는 나를 이끌고 체력과 마음을 다지기 위한 간다는 건 매 순간이 너무나 큰 시험대이다. 그저 더 쉬고 싶지만, 꾹 참고 오른 남산을 뒤로 집에 돌아오면 상쾌한 기분과 함께 조금씩 체력의 좋아짐을 느낀다. 기분이 전환된 토요일을 시작으로 지난 평일에 지쳐있는 나를 재충전하기도 하며, 좋지 않은 일이 있다면 어김없이 다음 주가 오기 전까지 마음속 초기화를 진행한다. 늘 주말은 짧다. 완전한 재충전과 초기화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이지만, 적어도 새로 시작되는 5일을 버터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회복은 가능하다.


Remind, 상기시키기 위한 되찾음

영원한 것은 없기에 대부분 시간이 흐를수록 잊히고 잃게 되는 것 같다. 사회의 굴레 속에 지내다 보면 내가 계획했거나 꿈꿔왔던 것들이 희미해지고, 퇴색되거나 본질을 잊기도 한다. 현재도 유지하기 버거운 나날이기에 지난날 내가 추구했던 계획을 상기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로선 지속적으로 나 자신을 흔들고 새로운 것을 맞이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 건강을 잃었기에 촉망받는 직업과 성공의 기회를 떠나보냈다. 체력은 모든 일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묵묵히 남산을 찾으려 한다. 지나온 날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확신이 있기에 오늘도 남산 계단을 밟으면서 마음을 다진다.


상기시킴으로써 반복되는 실수를 타파하기도 하며, 재발을 방지하여 더 나은 하루를 걸어갈 수 있는 기회를 찾기도 한다. 본래의 계획과 목표를 기억하고 되찾겠다는 노력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넘어지나 주저할 때 어김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추진력이 된다. 특히나 가장 가파르고 숨이 차는 구간은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상기시키기 충분한 자극이 된다.

일출을 보며 나의 주말도 시작된다.

내가 왜 건강을 되찾아야만 했는지, 무엇을 되찾고 어느 삶을 꿈꾸는지 매번 남산을 오르며 상기시킴과 동시에 회복하려 한다. 무리하게 앞만 보고 달렸던 과거로 항복의 깃발을 흔드는 것이 아닌, 내가 가고픈 길의 결승점에서 승리의 깃발을 휘날릴 상상을 한다. 이미 잊히고 잃은 것 중에는 다시 얻을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건혹한 현실이다. 미련을 가지고 후회를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차라리 남산을 오르는 훈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부분을 회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남들보다는 할 수 있는 제약이 많지만, 잃어봄으로써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일찍 깨달았다.


나는 되찾기 위해 남산을 오른다. 회복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본래의 일을 상기시킴으로써 전보다 순탄하게 미래를 맞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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