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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거리 소설가 Dec 21. 2023

(단편소설) 방황하는 수사 (6)

(6) 오봉팔의 정체


 영수는 두 가지 서류를 가지고 내 앞에섰다. 그리곤 이내 하나의 서류봉투를 열고 그 내용을 읽었다. 

 “이름 강민수, 나이 45세, 주거지 서울 은평구, 직업 없음, 학력 00대학교 범죄심리학 중퇴”     

 영수가 방금 내게 이야기한 사람은 내게 자칭 오봉팔이라고 소개한 남자의 실제 프로필이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혼잣말을 했다.

 “쪽팔리네, 완전 속아버렸네....”


 나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어 연신 담배 피웠다. 영수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자신이 들고 있는 두 번째 서류를 개봉했다.

 “이름 오봉팔, 나이 42세, 주거지 서울 마포구, 직업 펀드매니저 학력 00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특이사항 : 4일 전 사망” 

 “결국 죽어있던 사람이 오봉팔이었다는 거네. 그러니까 저 강민수가 오봉팔의 신분증을 들고 자신이 미진씨의 남편인 척 연기를 했다는 거구만.... 그것도 경찰 앞에서....”

 “맞아. 대단한 놈이야. 수배 때렸어. 곧 잡히겠지”


 영수는 강민수에 대한 수배내용의 공문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회의적이 었던 나는 영수에게 퉁명스럽게 이야기했다. 

 “의미없을 것 같다. 이미 한국이 아닐 것 같거든,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어 저 두 사람은 오봉팔도 강민수 저 놈이 죽인 거야 그리고 김미진이 죽인 것처럼 우리 앞에서 쇼를 한 거지”     

 영수가 의아에 하다는 듯이 내게 되물었다.

 “왜? 그렇게 번거롭게 한 걸까?”

 “강민수가 도망갈 시간을 벌어야 했거든, 강민수는 김미진에게 거짓으로 진술하라고 지시했을 거야. 우린 오늘까지 김미진 말만 듣고 4일 동안 헛짓거리만 했어. 모든 것이 꼬여버렸어”


 내 이야기를 들은 영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김미진을 보러 취조실로 이동했다.      

 “미진씨, 저 다 알고 왔습니다. 왜 거짓말 했습니까?”


 김미진은 내 말에 당황하지 않고 받아쳤다.      

 “제가 무슨 거짓말을 했다고 그러시나요? 이틀 전에 이야기드린 내용 모두 사실입니다”


 나는 영수에게 받은 서류 봉투를 거칠게 내려놨다.      

 “이거 보세요. 죽은 사람이 진짜 오봉팔 아닌가요? 그리고 당신이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강민수고, 경찰을 무슨 바보 천치로 아시네요?”


 나의 행동에도 김미진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짖고 있었다.      

 “맞습니다. 형사님 이야기가...”

 “왜 거짓말을 한거죠?”


 나는 분노에 차서 미진을 노려보며 물었다.      

 “어쩔 수 없었어요. 그래야 그이가 도망갈 시간을 벌수 있었으니까요”

 “여기서 ‘그 이’라 하면 강민수를 말하는 건가요? 

 “네, 맞아요”

 “어째서 그 사람을 감싸는지 이야기나 좀 들어 봅시다”     

 내가 계속 다그치자 미진은 자신과 민수의 20년 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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