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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거리 소설가 Feb 15. 2024

(단편소설) 방황하는 수사 (14)

(14) 애꾸선장 (2)

그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카페 안은 그 많은 손님들이 모두 우리 쪽을 쳐다보며 조용했다. 그가 갑자기 손을 위로 들었다. 그러자 카페 안의 손님들이 모두 일어나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함정수사 입니까? 한 시간을 밖에서 쳐다봤었는데, 형사처럼은 안 보였는데, 근데 여기 뭐하는 곳인 줄은 알고 혼자 찾아온겁니까? 당신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앨 수 있는 곳이야”     


 그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말이 허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옆에 있는 부하의 허리춤에 메고있는 칼집의 칼을 뽑았다. 그리고는 테이블에 턱하니 올려놨다.   

  

 “그래도 형사니까 대충 싸움은 좀 하시겠죠? 나는 비겁한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무기정도는 주죠. 이 걸로 한 번 여길 뚫고 나가 보십쇼. 형사님”     


 그는 다시 웃기 시작했고, 카페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그의 부하로 보이는 무리들은 자신의 허리춤의 칼을 일제히 꺼내들었다. 나는 더 이상 침묵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잠깐만요!”     


나는 다급히 그를 불렀다. 


 “말도 다 안 들어보고 가시면 어떻합니까? 여기 밀항배 한 명당 2백이라면서요? 내가 천만원 줄게요. 나랑 일 하나만 하십시다.”

 “우리 같은 사람 짭새랑 일 안합니다”

 “오늘 휴가 내고 나왔습니다. 지금은 일반인입니다. 꼭 잡고 싶은 범인이 중국에 있습니다. 아마 당신이 주선한 밀항배를 타고 갔을 거에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는 내가 제시한 금액과 내 솔직함에 화가 누그러졌는지, 자신들의 부하를 돌려보냈다. 그리고 그가 앉자마자 나는 그간의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도 강민수가 기억난다는 듯이 말했다.      

 “강민수 확실히 낮이 익는 이름이랑 얼굴입니다. 내 배를 탔던 것 같은데, 뭐 선생님 이야기를 요약한다면, 그 미진이라는 여자를 꼬셔서 배를 태우고, 선생님은 변장을 해서 같은 배에 타가지고, 강민수가 미진이라는 여자를 배웅 나올 때 잡겠다는 이야기인 거죠?”     


 그는 갑자기 내게 선생이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네, 맞습니다. 이해가 빠르셔서 좋네요. 선금 500백 만원, 일이 잘 마무리되면 다시 500백 만원 드리겠습니다”

 “너무 쌉니다. 1천 5백 만원으로 합시다”

 “좋습니다. 그럼 절반씩 나눠 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를 설득했다는 안도감에 잠시 긴장을 풀었다. 그때 그가 내게 질문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왜 내게 경찰이라는 것을 밝히신 겁니까? 이야기 들어보니까 딱히 밝히지 않아도 됐을 것 같은데”

 “나중에 우연히라도 알게되면 이 일이 그르치게 될까 두려워 미리 말씀드린 겁니다”

 “용기가 가상하시네요. 나 애꾸에게 경찰이라고 밝히는 사람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그는 다시 호탕하게 웃었다.      


 “저는 선생님의 솔직함이 좋았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바로 일 시작하시죠. 일을 질질 끄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돈은 오늘내로 입금됩니까?”

 “바로 드리겠습니다”     


 나는 근처 은행을 들려 돈을 뽑아 애꾸에게 주었다. 그러자 애꾸가 내게 질문했다.    

  

 “저기 혹시, 그 미진이란 여자와 강민석이가 지금 연락을 하고 있나요?”

 “사실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진씨는 아직 감시받는 입장이라 당분간은 그와 연락을 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대충 어떻게 하면 될지 답이 나왔네요. 빠르게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때 설명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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