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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거리 소설가 Mar 21. 2024

(단편소설) 방황하는 수사 (19)

(19) 강민수 체포

나와 영수는 며칠을 고생하여, 강민수의 동선을 파악했고, 그가 있을 만한 곳에 대해 윤곽을 잡았다. 나는 강민수의 거처로 의심되는 곳을 찾자마자, 휴가에서 복귀하여 영수와 함께 그의 거처로 향했다. 물론, 경찰에는 따로 알리지 않았다. 그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왜 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나를 가지고 놀았다는 분노 그 이상의 감정을 그에게서 느끼고 있었다. 영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평소와는 달리 반장에게 우리가 가는 것에 대해 알리지 않았으면 하는 내 제안에 수긍했다.      

 나는 영수와 함께 그가 위치해있을 것 같은 모텔에 들어갔다. 나는 모텔 종업원으로 위장해서 강민수의 방을 두드렸다.     


 “저기, 모텔 완강기 검사가 좀 있어서 들어가도 될까요? 장기투숙 하시는 분들은 부득이하게 오전에 검사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야기를 했음에도 잠깐 동안 인기척이 들리지 않아 다시 내려갈까 망설이던 차에 문 넘어 강민수가 대답했다.     


 “지금 꼭 하셔야 하나요?”

 “네, 죄송합니다. 지금 이 방이 마지막인데, 오늘까지 저희가 안하면 벌금을 내야해서요. 5분 정도만 양해를 구할 수 있을까요?”


 잠시 침묵이 이어지더니, 이내 딸칵거리는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방문이 열림과 동시에 힘껏 제쳐 강민수를 제압하며 들어갔다. 영수는 나를 뒤 따라 들어와 혹시 강민수가 제압을 뿌리치고 나갈 수 있음을 염려해 문을 닫고 걸쇠를 채웠다.      


 “너는 오봉팔, 김미진 살인 용의자로 체포한다”

 “뭐? 증거있어?”

 “시끄러 이세끼야”     


 나는 필요이상으로 흥분했다. 그의 팔을 뒤로 묶어 수갑을 채운 다음, 일으켜세운 뒤, 그대로 경찰차에 태웠다.      


 강민수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체포부터 연행까지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다. 경찰차 안 에서도 그는 그저 차창만 응시한 뿐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영수는 그의 옆에 앉아 그를 바라보며 계속 주시했지만, 그의 초연한 태도에 약간 당황한 듯 보였다. 나는 아직도 강민수를 잡았을 때의 흥분을 가라 앉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서로 복귀한 우리는 우선 강민수를 심문하기 전, 잠시 담배를 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영수가 내게 물었다.      


 “태수야, 강민수한테 뭘 먼저 물어볼 거야?” 

    

 그리고 나는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우리를 끝까지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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