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하얀 보자기에 비 내리듯
우수수 떨어집니다
검은 솔잎들
물먹은 듯 얇게 퍼지면
잘린 흔적들 꼿꼿이 서서
큰 소리를 외쳐 댑니다
사각 사각 사각
물마시듯 오물거리는 가위 소리
싹뚝 싹뚝 싹뚝
머리카락 짧아지는 소리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
이발소 소리 잔치 배불리 먹고
어느 새 꿈나라에 이릅니다
“다 됐다. 일어나거라”
졸린 눈 거울 앞에 들이대고
내 모습 보면
반듯하게 단장된 낯선 아이 보이는데
파랗게 깎여 나간 자리
행여 멍인 듯 하여 꾹꾹 눌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