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풍경화

동시

by 인산

하얀 보자기에 비 내리듯

우수수 떨어집니다

검은 솔잎들

물먹은 듯 얇게 퍼지면

잘린 흔적들 꼿꼿이 서서

큰 소리를 외쳐 댑니다


사각 사각 사각

물마시듯 오물거리는 가위 소리

싹뚝 싹뚝 싹뚝

머리카락 짧아지는 소리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

이발소 소리 잔치 배불리 먹고

어느 새 꿈나라에 이릅니다


“다 됐다. 일어나거라”

졸린 눈 거울 앞에 들이대고

내 모습 보면

반듯하게 단장된 낯선 아이 보이는데

파랗게 깎여 나간 자리

행여 멍인 듯 하여 꾹꾹 눌러 봅니다

keyword
이전 07화누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