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입니다.”
자기야. 자기는 나중에 어디서 살고 싶어? 왜 그런 거 있잖아. 차고가 딸린 2층 집이라던가, 강아지를 풀어놓고 키우는 마당이 넓은 집들을 바라곤 하잖아. 자기야, 나는, 나는 말야.
오늘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어떤 사람을 봤어. 한 손엔 전화기를 붙잡고는 어찌나 다급해 보이던지 손을 벌벌 떨었거든. 그 사람이 내 옆을 지날 때엔 문득 나도 저런 모습이었을까 싶었어. 자기 번호로 걸려 오던 전화를 받았을 때 말야. 운동 한번 하지 않던 내가 그렇게 뛸 줄도 몰랐고 말야. 그날은 집에 두 개뿐이었던 우산을 내던져버려서, 아직도 비 오는 날이면 흠뻑 젖어서 돌아오곤 해.
자기야. 집이 참 허전해졌어. 더 이상 나는 화장실을 기다리질 않고, 널브러져 있던 구두를 고쳐 놓을 일이 없어졌어. 설거지와 빨래가 쌓이지도 않고 말이야. 자기는 늘 신발장이 넓고, 화장실이 두 개인 곳, 식기세척기와 건조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었잖아. 그럴 때마다 나는 ‘더 열심히 벌어올게.’라며 자기에게 키스를 받아내곤 했었는데 말야.
자기야. 자기는 나중에 어디서 살고 싶어? 나는 여전히 하나뿐인 화장실, 작은 신발장과 싱크대를 끼고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