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25화

Y - 씻겨지는 마음

이 바다가 그와 닮았기를.

by 최동준


강릉의 어느 해변은 내 마음과 닮아, 세네 시간이 걸려도 자주 찾는 곳이었다. 낮은 언덕의 모래사장과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과 윤슬을 보면, 닦이지 않던 마음에 시원한 물을 끼얹는 기분이었다. 고된 날의 주말이면 자주 찾았고, 씻겨지는 마음에 자주 울었다.


늘 어려운 사랑을 하는 나였다.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은커녕, 그와의 약속을 피하기에 바빴다. 누군가를 찌를만한 날카로운 외로움이 내 안에 산다고 믿었고, 이런 나는 핑크빛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믿었다. 그에게 우울을 퍼뜨리지 않기 위해, 혼자 힘들어하기 위해, 나 스스로 가두는 일을 했다.


그이는 이런 나를 외딴섬으로 자주 말하곤 했다. 어느 밤엔 바다처럼 철썩철썩 운다는 말을 종종 했고, 바다에 가면 조개껍데기를 줍기도 하냐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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