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랑사 26화

Z - 사랑은 비를 타고

바른 자세로 읽는다.

by 최동준


오늘 같이 흐린 날이 주는 마음을 조용히 관찰해 본다. 널어놓은 빨래가 잘 마르지 않을 것, 저녁에 비가 온다고 했음에도 우산을 챙기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비구름의 적적함을 살펴보면, 잘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 무표정의 어떤 이는 흐린 날에도 록 음악을 듣는 일이 있었다.


문장이 주는 날씨와 계절을 품에 안고 살았고, 쉼표와 마침표로 들숨과 날숨을 내쉬었다. 구태여 말하자면 사랑하는 이의 코를 매만지는 일, 내 님께 따뜻한 물을 내어주는 일, 서툰 사랑으로 후회하는 일, 한 송이의 장미를 받는 일처럼 여러 맛의 사랑을 읽었고, 나는 사랑을 사랑했다.


저녁에 비가 온댔다. 사랑은 비를 타고 내리는 것이라 믿는 나는 우산을 챙기지 않았고,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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