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젊은 날
부모 여읜 슬픔에 그곳으로 갔지
부산항에서 떠나는 배를 보며
숙부는 눈물을 흘렸어
돈이 귀했던 시절
부모 잃은 슬픔보다
가난한 모국이 아려와
가슴에 태극기를 품었지
심장은 녹아내려 눈물이 되고
폐는 타들어 가 재가 되었지만
우리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어
전우의 다리는 대한민국의 길이 되고
나의 피땀은 용광로의 쇳물이 되었지
내 나라는 이리도 커졌는데
이제 나는 힘없는 노인이 되었구나
호국보훈의 달
뜨거운 태양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너는 대체 어디 있느냐?
바나나 그늘에서 너와 나는 웃고 있는데
너는 대체 어디 있느냐?
그리운 용사들이여
당신의 나라는 이리도 화창하다
애달픈 월남이여
죽기 전에 그 땅 한번 밟아보고 싶구나
고속도로 타고 고향 내려온 딸들과
솔향을 안주 삼아 소주 한잔 기울이니
전쟁의 순간은 휘발되어 흩어지고
대한민국, 네 글자만 훈장처럼 새겨진다.
*월남참전용사셨던 70대 아버지와 술 한잔 하면서 들은 월남얘기들을 딸이 쓴 시입니다. 당시에 전쟁참전으로 나라가 벌어들인 돈과 죽어간 이의 목숨값으로 대한민국이 이만큼 커질 수 있었습니다. 그때 얘기는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다 풀어쓰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는 것만은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에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