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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와일라잇 Jan 01. 2023

한 사람

종이꽃 한 송이 속에 담긴 편지가 준 울림


 12월 30일, 1학년의 마지막 수료식 날, 눈물이 가득 차며 뭉클해졌던 까닭은 한 아이가 건넨 고운 편지 속 한 마디 때문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수업할 때, 행복했어요.’


내가 꿈꾸던 일, 열심의 마음이 전해져서 기뻐한 그 한 사람의 마음 덕분에 나는 큰 선물을 받았다.


 ‘네 글을 읽고 나니깐 나도 그런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


 까칠하고 예민한 내면의 나를 모르는 친구. 실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마냥 방관자적이고 터무니없는 긍정을 설파하는 밝은 나만을 알고 있던 친구에게  책을 건넸다. 친구의 반응이 솔직히  많이 두려웠다.


내가 알고 있던 너와  다르더라고라고 솔직히 이야기해주는 친구의 말이 고마우면서도 어려웠다. 나와의 진솔한 대화 끝에 들려준 그의  마디가  마음을 울렸다.


 ‘나도 그런 내면의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


어쩌면, 내가 책을 만들면서 전하고 싶던  마음이 전해진 것만 같아서 고마웠다.


 “삶을 살아가는 지금 내 주변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책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라는 자조 섞인 내 말에도 미소를 지어주며


“책 읽으며 눈물이 나더라고.”


라고 말해주는 귀한 글쓰기 동료이자 스승인 지앵 님이 있었다. 그 한 사람이 흘려준 눈물이 마음에 약이 되었다.


늘 그랬다.


 삶에 모토는   사람이었다. 마음을 터놓고 주고받는  사람의 친구만 있으면 학교 생활을  용기가 생겼다.

아무도 모르던 두려움 가득한  마음을 포근히 안아주던   사람이  남편이 되었고,  품에서 와 나를 ‘엄마’라고 불러준 그  아이가 세상과 나의 관계를 영원히 변화시켰다.


 2022년에는  사람이 벌인 독립출판 프로젝트 덕에,  곁에서 ‘  내세요!’라고 끊임없이 격려해준 충실한 격려자  사람 덕분에 책을 만들어낼  있었다.


이 모든 일에 뜻밖의 실마리가 되었던, ‘잘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라는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를 내고 모임을 만든 한 사람 덕분에 글쓰기 친구들이 만들어졌다.


그 한 사람.


자신 없던 일들 앞에서 끊임없이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게 해 준 것은 나도 그 한 사람이라고 믿어준 매일 글쓰기 모임의 한 사람의 믿음 덕분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삶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던 그 한 사람을 위해 글을 썼다던 손원평 작가의 말처럼.


 세상 누구도 모르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품고 그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했던 정지아 작가님의 꿈처럼.



언제나 이야기는 한 사람으로 시작되고 한 사람으로 이어지며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살아간다.


이제 내가 그 한 사람임을, 그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2023년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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