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아침 식사 시리즈1
대만의 독특한 식사 문화 하면 '아침 식사(조찬, 早餐)' 문화를 들 수 있어요.
대만 사람들은 바빠도 아침 식사를 꼭 챙겨 먹는 편이라
대만에는 이른 새벽부터 오전까지만 문을 여는 아침 식사 가게들(早餐店)이 상당히 많아요.
저도 대만에서 살면서 아침 식사 가게들을 많이 이용했는데요,
<대만에 먹으러 왔습니다>에서 대만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침 식사를 소개하려고 해요.
'대만의 아침 식사 시리즈'의 첫 메뉴로 고소한 참깨 맛이 일품인 '샤오삥(燒餅)'을 소개할게요.
샤오삥(燒餅)이란?
샤오삥(燒餅)은 중국의 전통적인 빵 중 하나로, '구운(燒) 빵 또는 과자(餅)'을 의미해요. 주로 '겉에 참깨를 뿌려 구운 납작한 빵'을 가리키는데, 영어로는 'sesame flat bread(납작한 참깨 빵)'라고 한답니다.
샤오삥은 밀가루와 물, 소금 정도만 넣어 만든 반죽을 바싹하게 구워 밀가루 본연의 고소한 맛과 단맛을 느낄 수 있어요. 거기에다 겉에 잔뜩 붙어 있는 깨까지 더해져 극강의 고소함을 가진 빵이랍니다.
샤오삥은 '구운 빵'이라는 이름답게 굽는 방법도 독특해요. 요즘은 대부분 오븐을 이용하지만, 샤오삥을 굽는 전통적인 방식은 화덕을 이용하는 것이예요. 원형의 화덕 안에 나무 땔깜으로 불을 지펴 직화로 굽는 방식인데, 이렇게 구워진 샤오삥은 독특한 불향이 입혀지고 살짝 탄 부분이 고소해서 더욱 맛있어요.
얇은 샤오삥은 화로를 이용해서 굽기도 해요. 화덕에서 직화로 굽는 것처럼 불향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오븐에서 구운 것보다 더 바삭한 샤오삥을 맛볼 수 있어요. 샤오삥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뒤집어가며 굽는 모습을 보면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해요.
샤오삥의 종류
샤오삥에는 밀가루만 이용해 만든 담백한 샤오삥과 팥이나 설탕 등의 속을 채워 간식처럼 먹는 달콤한 샤오삥(甜燒餅)이 있어요. 오늘은 속을 넣지 않고 밥처럼 먹는 샤오삥에 대해 알아볼게요.
대만에서 만날 수 있는 샤오삥은 두께에 따라 크게 두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두툼한 샤오삥으로, 파를 함께 넣어 구운 것이 많아 '파 샤오삥(葱燒餅)'이라고도 불러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쫄깃하며, 빵 두께가 두툼해서 입안 가득 씹히는 맛이 좋고 밀가루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이보다 더 얇은 샤오삥도 있는데요, 바삭한 껍질과 여러 겹의 속으로 되어 있어 마치 크로와상 같기도 해요. 두께가 얇아 쫄깃한 맛은 덜 하지만, 두꺼운 샤오삥에 비해 더 바삭하고 가벼운 식감이 매력적이예요. 얇은 샤오삥은 얇게 밀어편 밀가루 반죽 위에 식용유나 라드유(돼지기름)를 발라 만들기 때문에 기름과 밀가루의 고소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너무 두꺼운 빵이 부담스럽거나 속재료의 맛을 좀 더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얇은 샤오삥을 추천 드려요.
대만식 샤오삥의 특징
대만식 샤오삥의 특징은 샤오삥 안에 여러 재료를 넣어 먹는다는 것이예요. 샤오삥만 먹는 사람들보다는 안에 하나 이상의 재료를 넣어 먹는 경우가 많는데, 가장 기본적으로는 길쭉한 밀가루 튀김인 요우티아오(油條)나 파를 넣은 계란부침개인 총화딴(葱花蛋)을 넣어먹어요.
특히 요우티아오를 넣은 샤오삥은 대만에서 시작된 것으로, 대만만의 독특한 샤오삥으로 손꼽혀요. 대만의 아침 식사 가게에 가면 정말 많은 대만 사람들이 이 샤오삥을 먹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그 외에도 베이컨이나 미트볼, 돼지갈비, 참치, 치즈 등을 넣은 샤오삥을 팔기도 해요. 가게마다 샤오삥에 넣을 수 있는 재료들이 다양해서 내가 좋아하는 샤오삥을 찾아먹는 재미가 있어요. 그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샤오삥은 바로 '생야채 샤오삥(生菜 燒餅)'인데요, 말 그대로 신선한 야채가 가득 들어 있어서 서브웨이 부럽지 않은 건강하고 맛있는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어요.
추천하는 샤오삥 가게
샤오삥은 대부분의 아침 식사 가게(早餐店, 豆漿店)에서 파는 데요, 야채가 든 샤오삥을 파는 곳은 많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보다 건강한 야채 샤오삥을 즐길 수 있는 가게를 소개할게요.
타이베이의 중샤오신셩(忠孝新生)역 근처에 있는 아침 식사 가게예요.
이곳에서는 생야채 샤오삥(生菜 燒餅)을 파는 데요,
야채가 아주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슬라이스된 사과도 들어가 있어 상큼한 맛이에요.
소스는 마요네즈 맛이 강한 편이지만 느끼하지 않아요.
적당히 두께감 있는 샤오삥(빵 부분)도 고소하고 씹는 맛이 좋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샤오삥을 파는 곳이예요.
집에서 한 시간 거리지만 여러 번 갔었는데 이른 아침에도 늘 줄이 길었던 찐찐 맛집이예요.
샤오삥 샐러드 계란(燒餅沙拉蛋)를 시키면 야채와 계란부침개가 든 샤오삥을 먹을 수 있어요.
어린새싹과 양상추, 토마토가 가득 들어있고 아일랜드 드레싱이 뿌려져 있어 깔끔한 맛이예요.
겉부분의 샤오삥도 바삭하고 기름지지 않아 담백해요.
특히 이곳은 샤오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콩물 같은 또우장(豆漿)이 정말 맛있으니
샤오삥과 함께 주문해서 드셔보시길 추천드려요!
두꺼운 버전의 파 샤오삥인 '후추빵(胡椒餅)'도 팔고 있는데 이것 역시 맛있어요.
얇게 저민 돼지갈비와 계란부침개가 든 후추빵(胡椒餅肉片蛋)을 시켜도 싱싱한 양상추가 들어가 있어요.
짭쪼름한 돼지갈비와 샤오삥, 양상추의 궁합이 아주 좋아서 이것도 추천드려요.
'흥륭거'는 한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아침 식사 가게인데, 이곳은 왕만두도 맛있지만 샤오삥도 맛있어요.
여기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다보니 주문 즉시 만들어주지는 않고 이미 포장되어 있는 걸 받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회전률이 빨라서 금방 만든 것처럼 신선해요.
이곳의 생야채 샤오삥(燒餅+生菜)은 아오리 사과가 들어가 있고 소스가 적당하게 뿌려져 있어서
담백하고 깔끔하게 즐기기 좋은 맛이예요.
가게 이름에 '燒餅(샤오삥)'이 들어가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야말로 샤오삥 전문점이예요.
샤오삥의 종류가 10가지가 넘는데, 그중에서도 다른 데서 잘 볼 수 없는 참치 샤오삥(鮪魚 燒餅)을 추천해요.
바삭하고 고소한 샤오삥의 맛과 참치의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리고,
같이 들어있는 계란부침개가 일반적인 샤오삥 가게보다 부드럽고 덜 기름져요.
포장도 그냥 비닐봉지가 아닌 예쁜 로고가 그려진 종이 포장지라 받았을 때 기분이 더 좋은 곳이예요.
참고자료
https://www.caterertaiwan.com/blog/chinese-sesame-flatbread-shaob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