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를 바라보며 웃는 내 모습이, 평소와 다름없던 내 웃음이 엄마를 닮았단다. 겨우 잠든 지난 슬픔이 깨어났다. 엄마와 닮은 점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다르다고, 당신과는 다른 삶을 살겠단 모진 의지였는지도 모른다.
엄마의 어떤 점도 닮고 싶지 않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엄마의 웃음, 목소리,무엇하나 닮지 않은 건 없었다. 미워했으나 미워할 수 없고 사랑했으나 사랑할 수 없던 아픈 날이 지나간다.
못난 나를 후회한다. 철부지에 이기적이었던 나를 자책하고 나무란다. 잊은듯 잊어갈듯 기울듯 기울어진 당신이 내 곁에 남아 살아간다. 당신이 못다 한 차마 채우지 못한 짧은 삶을, 어설펐던 흔적을 더듬으며 하루를 그려간다. 함께 할 때 보다깊어진 마음을,늦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당신께 보낸다.
슬픔공부 한 줄 요약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연마되지 않는 보석은 그대로 그리움 되어 내 안의 보석이 되었다. 그대 안의 원석도 캄캄한 밤, 그대 발걸음 비춰주는 보석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