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슬픔 사용설명서
누군가 전등을 하늘로 비췄다. 빛기둥 안에서 주먹만 한 눈송이들이 수직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순수에 압도당한 최초이자 마지막 경험이었다. 그날 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토록 순수하게, 이토록 압도적으로 살고 싶다고. (...) 그때는 믿었다.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 순백의 시간을 순백으로 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정지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오늘의 슬픔 공부 요약
그날 나는 다정에 대한 오랜 갈급함을 버렸다. 다정한 사람도 무심한 사람도 표현을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다 괜찮다. 각기 다른 한계를 끌어안고 사는 셈이니까.
<정지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