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직장의 신 15화

왜 능력 있는 사람만 손해를 볼까?

착한 리더가 해야 할 '나쁜 역할'

by 한금택

회사 내에는 고만고만한 여러 팀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유독 특정 팀이 인기를 끌고, 직원들은 서로 그 팀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반대로, 어떤 팀에 착출되었을 때 영 내키지 않아하는 경우도 있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그 이유는 팀 내에서의 공정한 기여와 보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바로 진정한 팀 리더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팀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떠안게 됩니다. 고통스럽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회사에서의 일은 대부분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프로젝트를 맡을 때, 팀을 이루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볼 땐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후, 그 결과물을 보고 “모두가 다 함께 한 일이니까”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죠. 하지만 속은 다릅니다. 누가 더 중요한 업무를 맡았는지, 누가 그 일을 떠맡았는지는 팀 내부에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능력 있는 직원은 종종 손해를 봅니다. 팀워크는 종종 ‘공평한 분배’라는 명목 하에, 진정한 기여도가 반영되지 않기도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이 그만큼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됩니다. 팀프로젝트에서는 능력 있는 직원은 손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하나의 능력이 있다고 해서 능력을 발휘하는 그 모듈에만 참여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이 완성되는 핵심 기능, 핵심업무는 그 일 전체를 관장합니다. 능력있는 직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직장 내에서는 종종 이 능력 있는 사람의 기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합니다. 모든 일이 마치 '팀워크'라는 이름 아래에서 동일하게 분배된 것처럼 보입니다. 능력있는 직원의 오버웍은 무시 됩니다. 이런 팀에 속한 능력있는 직원은 더 이상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거나, 자신의 기여를 숨기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의 품질과 완성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착함이 결여된 상황입니다. 착함이라는 것은, 단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냉철하고 공정하게 기여를 나누는 것입니다. 착한 팀장은 때로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팀원들의 기여도를 정확하게 분배하지 않으면, 능력 있는 사람은 불만을 품고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불만이 누적되면 팀의 전체적인 성과와 경쟁력이 약화되죠.



그렇다면, 진정한 착함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부드럽고 온화한 리더십이 아닙니다. 팀장을 이끌어가는 착함은 때로는 누군가에게 ‘악역’을 맡는 것입니다. 능력 없는 직원에게 너무 관대하면 그 직원은 계속해서 무임승차를 하게 되고, 능력 있는 직원은 점점 더 소외되죠. 팀장은 때로는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때로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공정하게 기여도를 평가하고, 모든 사람이 각자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착함입니다.

팀장은 팀원의 키를 맞춰 세워야 합니다. 팀원의 어깨에 목봉을 함께 짐지웠을 때 목봉이 키가 큰사람에게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사람이 너무 큰 희생을 치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키를 맞춰 작은 사람은 작은 사람끼리, 큰사람은 큰사람끼리 맞춰 세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키를 맞추고도 미세하게 누군가는 힘을 더 쓰는 쏠림 현상이 있습니다. 이부분에 대한 밸런스를 정확히 유지하는 것이 팀원을 지키고 팀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힘을 덜 쓰는 만큼 빵을 덜어내고, 힘을 더 쓰는 만큼 빵을 채워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착함입니다. 자신의 빵을 일부 빼앗기는 것은 화가 나는 일입니다. 팀장은 자신의 착함을 버리고 빵을 덜어내는 악역을 해 내야 합니다.



결국, 착함이란 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며, 팀을 강하게 만드는 진정한 리더는 그 누구도 공평하게 대하려고 애쓰지 않고, 기여를 공정하게 나누는 사람입니다. 착함이란, 바로 그 책임을 져야 할 때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이 되어주는, 바로 그런 리더십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