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너무 신나게 놀았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이들은 주말처럼 널브러져 티브이와
핸드폰을 즐기고 있었고 나도 거기에 맞춰 널브러져 있다가 일어나서 사부작사부작 아침을 차려주었다.
전날 끓여놓는 국은 아침으로 최고다 최고
그렇게 차리고 치우고 후식까지 주고 나서야 정리된 주방
그리고서야 씻을 수 있었고 바로 나갈 준비를 마쳤다
전날 밤. 남편과 나는 오픈 시간에 맞춰 낙산냉면을 먹으러 미리 말을 했었기에 나갈 준비를 한 것이다.
원래 같으면 꾸물 거릴 남편도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냉면을 먹으러 가는 것이니 막힘 없이 쭉쭉 준비했고 아쉽게도 낙산냉면은 아이들이 먹을 수 없는 메뉴들만 있기에 우리 부부만 나와야 했다.
남편의 오토바이 타고 출발
가까운 듯하면서도 먼 창신동의 낙산냉면 음식점.
거의 오픈하자마자 왔음에도 이미 여러 테이블이 먹고 있거나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도 늦지 않게 온 우리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방 먹을 수 있었다
원래 나는 냉면이라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냉면이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남편 덕분에? 자연스레
많이, 자꾸 접하다 보니 어느 순간 스멀스멀 냉면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다른 곳은 웬만하면 다 맛있다고 먹었는데 이곳! 낙산냉면의 맛만 모르겠는 것이다. 물론 엄청난 맛집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말이다.
그래서 냉면은 다 좋아하지만 유독 낙산냉면을 매우 좋아하는 남편과 냉면적 거리가 생기곤 했는데 지난 주말, 남편이 먹고 싶다며 냉면을 포장해 왔고 있으니 먹자 싶어 그냥 무심결에 먹었는데 먹을수록 어라? 하며 남편이 계속해서 말하던
그 맛을 느끼게 된 것이다. 알겠다 무슨 맛인지 이제 알겠어
그렇게 나도 한순간에 빠져버렸고 한글날에 다녀오며 잊지 않고 비조리로 세 개나 포장해서 왔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든든할 수가.
비록 가서 먹어야 그 맹맹하면서? 달큼한? 얼큰이 맛과 최고의 조합을 이루는 온육수를 먹을 수 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집에서 냉면이라도 즐길 수 있음에 감사
낙산냉면은 여러 가지의 맛을 고를 수 있는데 우리는 무조건 얼큰이! 먹으면서 땀을 줄줄 비 오듯 흘리는 남편이지만 그렇게 먹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사실 나는 무언가를 먹으면서 땀을 흘리는 법이 잘 없는데
이곳의 얼큰이를 먹을 때면 머릿속에서 땀이 흐르고 있음이 느껴진다. 스트레스가 좀 풀리는 거 같기도 하고?
앞으로 큰일이다
유일하게 별로 좋아하지 않던 음식이 이곳 냉면이었는데
그 맛을 알아 버렸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먹으러 갈까?!
이런들 저런들 이렇게 쓰면서 또 침을 꼴깍 삼키고 있으니
질릴 때까지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