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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 칼국수

[4] 칼국수, 수제비

by 은조

칼국수를 생각하노라면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 어렸을 때 먹을 게 밀가루뿐이라

그렇게 칼국수를 많이 먹었어 “


질색한 표정을 지은채 말은 하지만

난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시장에 가거나 날이 추워질 때면

엄마가 제일 먼저 칼국수를 찾는다는 것을


그것이 진정 소울푸드 아니겠는가?!

집 근처에 8년째 단골로 가는 칼국수, 수제비 집이 있다

우리 부부는 익숙한 곳을 좋아하고

맛도 있는 그곳을

가는 걸 선호해 왔는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던 이곳

마침 근처에서 찾았던 이곳


새로운 칼국수는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거였는데

남편이 이미 맛있다는 소문을 들은 뒤라

걱정 없이 선택했던 날이었다.

남편은 밥을 먹지 않은 상태였지만

나는 점심 모임이 있었고

하필 그날따라 배 터지게 점심을 해치운 뒤라

남편을 위한 이곳을 갔지만


2명인데 1인분만 시키긴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칼국수를 먹기엔 힘들어

손만두를 선택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맛없는 것이 없던 곳

김치도 맛있고

칼국수 국물도 진하고

면발도 쫄깃!


만두도 오랜만에 제대로 된 손만두를 먹을 수 있어

참으로 좋았던 순간이었다


맛있는 걸 먹으면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나!

(진정 꿀꿀이인가?!)


근데 그것보다 더 행복해질 땐

남편과 아이들이 음식을 참으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진정 사랑인 건가?!)


엄마가 칼국수를 아닌 척 하지만 좋아하다 보니

나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먹게 되었고

나의 영향으로 우리 아이들도

제일 좋아하는 외식 메뉴가

어느 순간 칼국수, 수제비가 되었다


그래, 이것이 진정 소울푸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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