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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Aug 01. 2019

경력은 왜 배신하는가

경력이 아닌 OO이 필요하다

채용 시장에 조용한 태풍이 들이닥쳤다. 일례로 현대차, SK그룹, LG그룹, 신세계그룹, 두산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정기공채를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채용 과정에서 출신 학교, 학점은 평가 항목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반면에 자기 소개와 포트폴리오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으며, 개발자와 같이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포지션의 경우, 실제로 코딩 테스트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제 기업은 직무 중심의 실력자를 뽑고 싶어한다. 채용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경력직 심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경력직은 과연 실력을 보장하는가?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 정년을 바라보던 한국지리 선생님의 실력과 한 분야에서 10년 넘게 근무 중인 우리 부장 님은 왜(...)





시간적 차원의 경력은 실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많은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널리 인정되는 사람들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면 사실 전문가가 아니다. 의식적 노력이라는 도구를 통해 목표를 향해 뻘짓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1만 시간의 재발견>에는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와인 '전문가'라고 하면, 고도로 발달한 미각을 통해 일반인에게는 분명하지 않은 와인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보면 와인 전문가들의 능력이 많이 과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략) 30가지 와인 속에 같은 와인을 세 잔 놓는 방법을 제안했다. 심사위원들은 같은 와인에 같은 등급을 매길까, 아니면 다른 등급을 매길까? (중략) 한 번은 91점을 주고, 한 번은 87점, 한 번은 83점을 주는 식이다. 이는 상당한 점수 차이다. 91점짜리 와인이면 고가에 팔리는 좋은 와인이고, 83점이면 그저 그런 와인이다. <1만 시간의 재발견> 172p


와인을 좋아하는 나에게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물론 전문가가 해태처럼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위 '전문가'가 그만그만한 평가를 받는 이들보다 확실히 나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해당 분야의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문외한보다 나을 것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상누각>이라는 저서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가 실제 심리 치료에서 최소한의 훈련만 받은 비전문가보다 낫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이야기한다. 마찬가지로 주식을 고르는 금융 전문가의 실적이 초보자나 우연한 확률보다 거의 또는 전혀 나을 것이 없다는 것도 여러 연구에서 드러났다. 일반 진료 의사의 경우, 수십 년 경험을 가진 의사들이 객관적인 척도로 판단했을 때 몇 년 경력밖에 없는 젊은 의사보다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주된 이유는 젊은 의사일수록 최근에 의대를 다녔기 때문에 최신 훈련을 받았으며, 배운 것을 기억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여러 분야의 의사와 간호사들을 보면, 경험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1만 시간의 재발견> 172p


시간의 경험이 늘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문가를 찾을 때 주의해야 하며, 우리 스스로도 단순한 시간의 축적이 아닌 실력을 쌓아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서는 실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너도 나도 전문가인 세상에서 진짜 '전문가'를 알아보는 혜안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실력은 어떻게 쌓고, 전문가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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