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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명지 Jun 06. 2024

어떤 기다림


네잎클로버를 들고 유리문 밖에 서 있는

소녀의 가슴에서 비가 걸어 나와요

그 비를 맞으며 흥얼거려요


밥 먹으러 떠난 언니를 기다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눈가로 모여드는 노래를 빗물이 무심하게 털어내고 있어요


떠난 언니에게 갇혀 깊게 우는 소녀

네잎클로버에게 빌린 안부를 들고

자폐는 새처럼 노래해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눈 속에 피는 

꽃을 허공에 심고 있어요


눈물을 통해 잠깐씩 다녀가는 언니는 

언제가 식사가 끝나면 돌아올 거래요

유리문 문고리가 열리면

그을린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겠지요


수군거리는 입술들을 몰고 간 그늘 아래

노래를 떼어내지 못하는 기다림이 서성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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