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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명지 Apr 27. 2024

봄이 슬픔을 켜는 동안



신이 인간의 몸속에 숨겨놓았다는 행복은

왼쪽 갈비뼈 사이에 끼어 숨조차 쉬지 못하고

신이 여자에게 슬픔을 재능으로 주었다는 

한 페이지를 염려한다


해안선 가까이 발을 포개고 울다간 

새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가슴을 되돌아 올라오는 낡은 소란들 

젖은 모래 속에 손가락을 묻는다 


열일곱의 심장을 나누어 먹고도 여전히

파도 소리 왁자한 바다

바람의 갈피마다 먹구름이 끼어있다 


세상이 모르는 어두운 비밀 창고

햇빛도 다가갈 수 없는 그곳에서

신에게 묻는 질문이 

처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고


잠깐 집 떠나기 전날의 싱싱했던 목소리가 

울음의 파도를 풀어헤치고

하루만 살아 돌아와 달라는 어미들 기도에

 돌아 앉은 바다는 귀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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