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 내려가는 눈물을 평평이 말아 가슴에 넣던 날
구름이 부서지며 재가 내렸다 수요일에는
슬픔 없이 쏟아내는 말들을 자주 걸러주어야 해
머뭇거리지 말고 누군가.
봄에는 까스명수가 잘 팔린다고 단골 약사가 체기를 얹어
여기저기 두들겨 맞은 봄날을 거슬러 준다
슬픔의 말투는 자주 재탕하지 말라고
죽어 땅속에 묻힌 사람들이 봄을 덜어가고 있다
재를 뒤집어 쓴 채 누군가 지운 빈 이름을 부르며
슬픔이 지나간 자리마다 봄꽃들은 진심이 되었다
한때 꽃눈을 베고 누웠던 말간 얼굴은 꿈밖을 서성인다
잠 속의 사람들은 늘 맨발로 오는구나
주인을 기다리는 보라색 어그부츠를 찾아 나란히 둔다
서로의 곁이 따뜻한 신발들이 봄의 체기를 덜어낸다
비어버린 식탁의자를 보며 급하게 떠난 목소리를 쓸어보다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이후의 생을 생각한다
같은 별에서 온 우리는 같은 별로 갈 거라는 기도
우리를 엮어 완성 시킨 엄마라는 말.
나는 결국 네 엄마가 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