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미인대회 출신 블랙 노즈양
곱슬털을 자랑하며 화려한 꽃 디기탈리스를 닮고 싶어
어디서든 가파른 절벽을 타며 산을 넘는 양들을 보면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지
신기하게도
하얀 얼굴 양을 꾸욱 누르면 차칸 양이 메에에엥
귀가 어두운 양들을 만나면 덥석 물고 놓아주지를 않아
순한 양의 마음을 오래오래 조려 여우 꼬리를 만들 거야
도덕성은 늘 꾸물거려 도착이 늦어
남의 마음을 잘 이용하는 도덕성 제로인 블랙 노즈 양
꼬리를 흔들어야지
주인도 아닌 것이 주인처럼 뛰어다니며
내 이름은 검은 얼굴 양이예요
딸랑딸랑 종소리가 날 때마다 불성실한 꽃들이 활짝활짝
발목 근처에서 불쾌한 쓴맛이 지나가고 지나가도
기억에 대한 의미는 바뀌지 않아
눈이 어두운 차칸 양들 비탈길을 돌아서 돌아서 집으로 가는 길
강한 곱슬털에 엉키면 메에엥
우리들의 분노는 힘이 없어 메엥
깎아도 깎아도 올라오는 검은 털
발톱을 감춘 블랙 노즈양의 입술에 엎어지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