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는 것은 자신만의 고유한 슬픔을 발견하는 것
결국 쓴다는 것은 자신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단어 속에서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슬픔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니, <새벽과 음악>-
흔히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고들 한다. 현생을 충만하게 즐기기도 시간이 모자라니 그럴 수도 있겠다. 나도 한창 의욕과 에너지가 넘쳤을 때는 글쓰기의 필요성을 잘 못 느꼈던 듯하다.
반면 현실이 버겁고 힘들 때는 과거를 반추하게 되고 또 생각도 많아진다. 무엇보다 돌파구와 해결책을 찾아 계속 무언가 시도하게 된다. 우울할 때 감정일기가 도움이 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제니 작가의 글쓰기가 각자 익숙한 단어로 고유한 슬픔을 발견하는 행위라는 표현은 그래서 더욱 와닿는다. 매주 글을 쓰면서 나의 슬픔을 재확인하지만 이런 슬픔들이 모이고 쌓여 더욱 단단한 무언가가 되기를, 그리고 언젠가 이 글들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오늘도 간절히 희망한다.
이 터널의 끝에 도달하기까지 나의 슬픔을 표현하게 해 주고 또 나누어 주는 글쓰기가 새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