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공황. 03화

공황.

2화. 아빠와 닮은 아이

by 너에게

우리 집엔 싸움이 많았다.

정확히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


그 싸움의 원인은 늘 같았다.

돈.

그리고 그 돈을 벌지 않겠다는 아빠.


아빠는 일을 시작하고, 조금만 지나면 그만뒀다.

몸이 아프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너무 힘들다.

이유는 많았지만, 결국 퇴사라는 결말은 늘 똑같았다.

엄마는 점점 예민해졌고,

집 안엔 항상 짜증과 말다툼이 돌아다녔다.

마치 가전제품처럼, 늘 켜져 있는 싸움 소리.


“애들은 커가는데, 당신은 무슨 책임감이 없어?”

“나 혼자 이 집 어떻게 하라는 거야?”

“또 그만뒀다고? 대체 몇 번째야?”


엄마는 분노했고,

나는 그 분노의 가장 가까운 대상이 되었다.


엄마는 내가 미웠던 것 같다.

아니, 아빠를 미워하면서, 그 분노가 나에게 흘러온 걸지도 모른다.

아빠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너, 니 아빠랑 똑같이 생겼어.”

“진짜 똑같아. 하는 짓도, 표정도, 말투도.”

“니네 고모랑도 똑같아. 짜증나.”

“그냥 둘 다 나가버려. 제발 나가. 둘 다 나가.”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내가 아빠랑 같은 죄인인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입을 닫았다.

엄마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화를 내지도 않았다.

단지,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 어딘가가 천천히 굳어갔다.


엄마에게 쫓겨나는 아빠를 보면서,

나는 그와 같은 편이 되고 싶었다.

어쩌면 그 편이 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미움받는 쪽이라면, 나도 그 미움 속에 있을 바엔,

그 속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의 옆에 서고 싶었다.


나는 나와 함께 버려지는 아빠가 불쌍했다.

하지만 사실, 아빠와 같이 버려지는건 나였는데,


나는 아빠와 함께 버려지는 나 자신이 더 불쌍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아빠를 좋아했다.

다른 누구보다.


그를 이해하려 했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그의 손을 잡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나도, 조금 덜 외로울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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