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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hmack Oct 30. 2022

저절로

Dec 25, 2021

벼룩인지 그라스 플라이인지  다리 엉덩이 배를 빨간 상처들이 덮쳤다.  놀다가도 짜증을 내며 간지럽다고 긁어달라고 반창고 붙여달라고 달려온다.


저녁이 되면 고양이 세수 의식을 마치고 상처에 걸맞지 않은 아주 큰 붕대를 감아준다. (그렇게 하면 좀 덜 간지러운 느낌인가 보다.)


아이와 항상 붙어있는 나도 벌레가 옮겨와 다리 부분이 울긋불긋 너무 간지럽다. 그래서 갑자기 간지러움이 몰려올 때를 너무 잘 알고 그때 상처 부분이 아닌 주변을 긁으면 덧나지 않고 그나마 시원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주변을 긁으면 아프지 않고 괜찮다고 알려주니 엄마 줄번 줄번을 외친다.


내 무릎을 베개 삼아 눕히고 줄번(주변)을 긁어주는데 눈을 스르르 감으면서 “하아아아~고마워~” 이런다.


너무 시원해서 고마워가 저절로 나왔냐니까 저절로가 뭐 냔다.


그래서 네가 생각 안 한 말인데 혼자 자동으로 나와버리는 거라고. “아 하품처럼 그냥 나와버렸어.”라며 웃는다.


거참 어떻게 알았을까? 저절로 알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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