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25, 2021
벼룩인지 그라스 플라이인지 온 다리 엉덩이 배를 빨간 상처들이 덮쳤다. 잘 놀다가도 짜증을 내며 간지럽다고 긁어달라고 반창고 붙여달라고 달려온다.
저녁이 되면 고양이 세수 의식을 마치고 상처에 걸맞지 않은 아주 큰 붕대를 감아준다. (그렇게 하면 좀 덜 간지러운 느낌인가 보다.)
아이와 항상 붙어있는 나도 벌레가 옮겨와 다리 부분이 울긋불긋 너무 간지럽다. 그래서 갑자기 간지러움이 몰려올 때를 너무 잘 알고 그때 상처 부분이 아닌 주변을 긁으면 덧나지 않고 그나마 시원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주변을 긁으면 아프지 않고 괜찮다고 알려주니 엄마 줄번 줄번을 외친다.
내 무릎을 베개 삼아 눕히고 줄번(주변)을 긁어주는데 눈을 스르르 감으면서 “하아아아~고마워~” 이런다.
너무 시원해서 고마워가 저절로 나왔냐니까 저절로가 뭐 냔다.
그래서 네가 생각 안 한 말인데 혼자 자동으로 나와버리는 거라고. “아 하품처럼 그냥 나와버렸어.”라며 웃는다.
거참 어떻게 알았을까? 저절로 알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