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중에 하나 있는 텅장
남자가 불알 두쪽 갖고 살듯
내 남자의 목숨줄, 텅장 하나
그이의 발꼬랑내와 겨드랑이 땀으로
축축한 그곳
일하던 엄마의 진액이
끈적거리던 그곳
핏덩이 큰 아이를 업고
그이의 회사 앞으로 가려고 했지
'내 남편을 집으로 보내달라!'
으리으리한 프랑카드를 깃발 삼아
텅장은 왜 자꾸 텅장인 것이냐
담판을 지으려고 했는데
숨 쉬는 누구도 살지 않는 그곳
어른 남자와 어른 여자의
막연한 꿈이 담긴 그곳
스치듯 지나간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의 합작품
텅장에 기댄 그이와 여자는 오늘도 서슬 퍼런 땀과 진액을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