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 두 가지가 있다. 주일예배 때 성서 읽는 것(독서)과, 성가대원도 아니고 노래도 잘 부르지 못하지만, 찬양 솔로를 딱 한 번 해보고 싶다.
사모는 독서하면 안 된다는 교회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 번도 주일 예배 때, 독서를 해 본 일이 없다. 아! 전혀 한 번도 안 한 건 아니다. 오래 전 목회하던 시골교회에서 평일 저녁 예배 때는 해봤다. 남편, 나, 가까운 거리에 사셨던 연세 드신 어머니 교우 한분이 예배를 드렸을 때. 이런 이야기를 친한 사모들이나 친구들한테 말하면 "정말 특이하다"라고 말하거나, "그렇게 소원이면 혼자 교회에 들어가서 해 보라"고 했다.
혼자 해봤다. 아무도 없는 교회에 들어가 독서대 앞에 서서 성경도 소리 내어 읽었고, 찬양도 해 봤다. 그런데 말로 다 표현 못하는 그, 기분 좋은 떨림이 없었다. 두 가지 다!
얼마 전에 용기를 내어 주일에 가장 먼저 교회에 오시는 지휘자님께 말씀드렸다. "저, 정말 노래 못하지만, 예배 때 찬양 솔로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의외로 지휘자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몇 달 연습을 한 뒤에 하자고 하시면서!
월요일, 남편은 휴일이라 여유롭다. 마음도 여유롭길 바라면서 말을 꺼냈다. "당신이 말했지? 찬양솔로 한번 하는 게 소원이면 지휘자님께 미리 말씀드리고 허락을 받으라고? 나, 허락받았으니 된 거지?"
아무 소리 안 하는 남편에게 다시 또 물었다. "그럼 성경 독서는 당신한테 허락받아야 하나?"
"아니, 독서는 ㅇㅇㅇ목회자에게 미리 말씀드리면 돼."
이제 드디어 은퇴 전에 이 두 가지 소원을 이룰 기회가 왔다! 정말 열심히 불러보고, 읽어보면서 연습을 해 볼 생각이다. 그런데 먼저 마음의 근육부터 길러야 한다. 감격해서 눈물을 쏟기라도 하면…… 아이고,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