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사모 Oct 26. 2024

사모, 그 어중간한 문지방 같은

옛날, 우리나라 전통 가옥엔 문지방이 있었다. 문지방은 방과 방사이, 방과 마루, 또는 부엌의 경계선에 놓여있다. 사모는 문지방 같다. 목회자인 남편과 신자들의 중간쯤의 위치에 서 있으니 드는 생각이다. 실제 그렇다. 목회자인 남편에게 직접 못하는 말들을 사모인 나에게 할 때가 있다. "저~ 사모님께만 말씀드리는 건데요." 하면서! 나는 그럴 때 어찌해야 좋을지 판단이 안 설 때가 종종 있다. 무엇이 가장 선한 결과가 될지, 어디에 기준을 두고 판단해야 할지, 정말 어렵고 힘들다! 전해 들은 이야기로만 끝내고 입 다물고 있는 게 나는 가장 쉽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사모님만 알고 계시고 다른 분들께는 말씀드리지마세요!”라고 말하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런데, 실제로는 “적당히 소문  내주세요!” 깊은(?) 있었다는  뒤늦게 깨달았던 때도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나도 눈치가 어지간히 없었다. “ 아직은 사모님만 알고 있으라는말을 곧이듣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오히려 섭섭하셨을  같다..  사실은,당신 아들이 미국 어느 학교의 교수가 되어 떠나게 됐다는 자랑을 하고 싶으셨던 거였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