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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쁜달 Jan 27. 2024

응급실 단골 환자

응급실은 약수터가 아니에요!

 “호흡곤란 환자에요” 119 대원이 스트레쳐 카로 환자를 데려 오면서 외쳤다. 서둘러 환자 옆으로 다가 갔다.

환자는 쌕쌕소리를 내고 얼굴은 조금은 창백했고, 얼굴은 땡땡 부었다.

“할머니 숨 많이 차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희 병원 오신적은 있어요?“

이것 저것 물으면서 손가락에 산소포화도를 보는 기계를 연결하면서 혈압을 쟀다.

생각보다 산소포화도도 괜찮았고, 혈압도 괜찮았다.


“ 나 여기 다녀!! 홍**“이야“

응급환자 보는 침대로 할머니를 옮길까 했는데, 책임간호사 선생님이 10번 침대로 가라는거였다.

거긴 주로 다리 다치거나 경한 환자들이 가는 자리인데 말이다.

주로 숨차거나 가슴 답답한 환자들은 2,3번 침대인데 말이다.


“ 강지영샘, 할머니 자주 오시는분이야. 10번 가도 돼!“

나는 찝찝했지만 선배가 그렇다면 그런줄 알아야하니 그쪽 자리로 환자를 받았다.


할머니가 들어오면서 접수를 하지도 않았는데, 할머니 차트가 응급실 프린터로 나왔다.


혈압이랑 산소포화도 같은걸 차트에 적고 할머니 증상이랑 여러가지 기록을 하는데, 책임간호사 샘이 말씀하셨다.

“할머니 여기 단골이야. 옛날엔 더 진짜 돌아가시는줄 알았는데 여태까지 다니시고, 심지어 예전보다 더 건강해지셨어“

할머니는 혼자 사시는 분이셨고, 가끔 병원에 약을 타러 오시는데, 119를 타고 오신다고 했다.

거동이 쉽진 않기도 하고 자원 봉사자들이 도움도 많이 주신다고 헀다.


간단한 진료와 한달치 약을 처방 해주었는데, 응급실로 접수 한것을 외래로 바꿔서 주치의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지난번 보다 나빠진것이 없는걸 간단한 검사로 확인을 했다.


할머니가 숨이 찬 이유는 울혈성 심부전 환자였기 때문이었는데, 심초음파같은 검사는 비급여 검사이기 때문에 의료 급여 할머니는 항상 거부 하셨다.

왜냐면 의료 급여 환자는 건강보험에서 급여가 되는 부분은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어 병원비가 거의 나오지 않지만, 비급여는 본인이 모두 부담 해야하기 떄문에 한번에 몇십 만원 씩 드는 검사들은 의료 급여 환자들은 거부 하는 경우가 많다.


무튼 할머니는 외래 진료를 보기 어려운니 119를 타고 응급실을 오셨고, 그렇게 한달치 약을 처방 받아서 귀가 하셨는데, 집에 갈때는 119가 병원에서 집으로 이송 시켜주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가거나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서 가야 했다.


할머니는 독거 노인이라 집에 모시고 갈 자녀분도 없었고, 올때마다 129 사설 구급차를 불러서 가야하는 할머니가 딱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때 119 대원이 할머니 사정이 딱하다고, 안심 보호 서비스를 해주면 119가 병원에서 집으로도 이송이 가능한게 있다고 할머니를 그 대상자로 해야겠다고 했다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할머니는 안심서비스가 된 이후로 매일 병원에 오시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손에는 물병이 들려 있었고, 우리에게 물을 떠달라고 하셨다.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지만, 집에 갈때까지 비용하나 들지 않고 병원에 오가실수 있으니 하루에 3번 왔다 갔다 하신적도 있었다.


가끔 119를 기다리다가 도움을 못받고 결국 택시타고 오시는 환자분들도 있었는데, 조금더 빨리 왔으면 했던 경우도 많이 있었다.

할머니가 어떻게 보면 너무 한다 싶기도 했다.


“물좀 담아줘 !! 물!!”

할머니의 횡포(?)는 점점 심해졌고, 119도 그 서비스를 시작한것에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것을 본인의 욕심으로 이용하다 결국 할머니는 그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응급실에는 다양한 단골 환자가 있는데, 할머니같은 분들도 계셨다. 지금도 잘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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