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불안·통증을 다스리는 호흡법 5.아픔, 가려움

by 순야 착지

신체 감각(觸)에 대한 문답

5화. 수행 중 발생하는 신체 감각에 대한 문답: 아픔, 가려움, 그리고 빛


일상 속 몸과 마음의 흔들림을 다스리는 지혜, 『선문구결(禪門口訣)』 연재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배꼽에 마음의 닻을 내려 호흡을 고르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낯설고 강렬한 감각들이 몸을 휩쓸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신비로운 빛이 보이거나 깊은 고요함에 빠지기도 하죠.

수행자들은 이럴 때 당황하거나, 반대로 "내가 대단한 경지에 올랐나?" 하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스승께서는 이러한 모든 현상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명쾌한 단 하나의 처방을 내려 주십니다.


본문: 수행 중 발생하는 신체 감각에 대한 문답

질문합니다.

“마음을 한곳에 매어두고 살필 때,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프기도 하고, 밧줄로 꽁꽁 묶어 당기는 듯이 조급하게 조이기도 하고, 벌레가 기어 다니며 갉아먹는 듯이 가렵기도 하고, 찬물로 씻어내는 듯이 차갑기도 하고, 불로 지지는 듯이 뜨겁기도 한, 이런 다양한 촉(觸, 몸에 닿아 느껴지는 감각 현상)이 일어납니다.

또 혹시 눈앞에 밝은 빛이 번쩍이고 정신이 마침내 깊이 고요해진다면, 이것이 바로 전광정(電光定, 번갯불처럼 빠르고 짧게 나타나는 선정의 경지)입니까?”

스승께서 답하십니다.

“이 과정 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비슷한 상(相,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나 징후)들이 나타난다.

수행자는 그러한 현상이 일어날 때 그 어떤 것도 마음으로 붙들지 말고, 오직 힘써서 한결같은 마음[一心]을 유지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그 현상들을 건너가 참된 안정을 얻게 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부지런히 정진(精進, 한 곳으로 매진하여 나아감)하지 않으면, 곧바로 뒤로 물러나 떨어지게 될 것이다.”


수행법 실천 가이드: 현상에 속지 않고 한 마음 지키기

명상이나 호흡 수행이 깊어지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지혜롭게 통과하기 위해, 기존의 지침을 다듬어 5가지 실천 원칙으로 만들었습니다.


① 모든 감각을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보십시오.

집중을 이어갈 때 갑자기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열감이나 오한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때 원인을 분석하거나 질병으로 의심하여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이는 기운이 통하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각 작용(觸)일 뿐입니다.

② 신비로운 체험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지 마십시오.

눈앞에 빛이 어른거리거나 마음이 텅 빈 것처럼 고요해졌을 때, "이것이 깨달음인가?", "경전에서 말하는 그 단계인가?"라며 확인하려 들지 마십시오. 신기한 체험 역시 수행 중에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징후(相)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③ 해석하려는 마음이 곧 '집착'임을 알아차리십시오.

매번 일어나는 감각과 현상들을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이성적인 노력은, 오히려 내 마음을 그 현상에 꽁꽁 묶어버립니다. 해석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수행의 핵심입니다.

④ 오직 두 가지 실천에만 집중하십시오.

수행자가 이 구간에서 해야 할 일은 단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그 어떤 놀랍거나 고통스러운 현상이 나타나도 마음으로 '움켜쥐지(붙들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원래 관찰하기로 했던 대상(예: 호흡, 배꼽)으로 돌아와 묵묵히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⑤ 멈추거나 한눈팔면 반드시 뒤로 물러납니다.

신기한 현상에 취해 머물러 있거나, 통증을 핑계로 수행의 끈을 놓아버리면 그 즉시 지금까지 쌓아온 집중은 무너집니다. 현상을 무심하게 지나쳐 보내며 꾸준히 정진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경계들을 '자연스럽게 건너갈' 수 있습니다.

명상 중 찾아오는 온갖 소음과 감각들은 사실 내 마음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오늘은 나를 흔드는 감각들에 휩쓸리지 않고, 오직 나의 숨결 한 자락에만 온화하게 마음을 묶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연재 알림]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다음 화 예고]

6화 〈수식(數息) 중의 경계에 대한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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