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 답가

얼마든지 기다리고 믿어줄게요.

by 마타


당신이 나를 알기도 전에, 내가 먼저 당신을 발견했을 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사랑하리라 다짐했어요. 당신이 무언가를 했기에 당신을 사랑했던 것은 아니었고 그저 당신의 명랑한 목소리, 무심한 예쁜 눈짓 한 번에, 나의 사랑이 시작된 거죠.


그대가 곁에서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고 웃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 한 번 했을 뿐인데, 당신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나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어요.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요? 단순히 당신을 통해 내 욕심을 이루고 싶다는 게 아니라, 당신을 사랑했다는 말이에요.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나는 나보다 당신을 더욱 사랑했어요.

그랬기에 당신이 나에게 아주 작은 관심이라도 표해줄 그때를,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었죠. 내가 아무리 상처받고 고통에 몸부림치더라도, 나에겐 내가 느끼는 아픔보다 그대와 함께할 미래가 더욱 중요했으니까요.

당신에게는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친구들이 정말 많았어요. 때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쏟기도 했고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무시하고 미워할 때도 있었죠. 차라리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나 고통스럽진 않았을 텐데, 그래도 당신을 향한 원망과 질투보다는, 당신을 향한 사랑이 더욱 불타는 듯해서 나는 잠잠히 그대를 기다렸습니다.


사실 그대가 소중히 여기는 친구들은 당신을 이용할 생각뿐이었어요. 진심으로 당신을 위하는 나에게는 그들의 이기적인 마음이 훤히 보였거든요. 때문에 그들이 욕심을 마치 사랑인 것처럼 속여 그대를 아프게 하고 그대를 다치게 하고 그대를 눈물짓게 만들 때에는 정말 미치는 것만 같았지만, 나는 잠잠히 그대의 곁을 지키며 그대가 나를 불러주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대는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나의 탓으로 돌렸고,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가 없을 거라며, 나를 멋대로 판단했어요. 나에겐 말할 기회도 주지 않았으면서, 일방적으로 나를 밀어내고 미워했죠.


또 당신은 당신을 돕지 못하는 모두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정작 당신을 돕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는 나의 이름만큼은 부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그대의 곁을 지켰습니다.


나는 당신과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거든요. 만약 내가 당신을 포기한다면, 당신을 위하는 사람이라곤 하나 없는 이 세상에서, 그대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요.


나는 당신의 이유 없는 미움을 받으면서도 당신을 원망하기보단 당신을 사랑하길 원했어요. 사랑하기도 아쉬운데 내가 어찌 당신에게 미움을 품을 수 있을까요. 나는 당신에게 내 아픔을 쏟아내기보단 당신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길 바랐어요. 정말 그것만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소원이였기에, 당신을 향한 오랜 기다림도, 언젠가 당신이 제 이름을 불러줄 미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었죠.


나는 당신이 내 곁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나는 나보다 당신의 행복을 위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내가 평생 당신을 위해 참아줘야 하고 당신의 불평을 들어줘야 한다고 할지라도, 당신의 마음이 나만을 향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포기할 수 있었어요. 아마 당신을 위해 죽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연인을 얻기 위해 가식을 떠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제는 알아요. 당신이 이제 곧 나의 이름을 불러주리라는 것을,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것 같았던 친구들은 모두 당신을 괴롭게만 할 뿐이었고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헛된 것들도 이젠 전부 사라져 버렸죠.

당신의 희망과 노력이 모두 끝난 이 순간, 나는 오랜 기다림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입니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 이제야 당신에게 나의 사랑을 한번 표현해 보려 합니다. 그대가 놀라지 않게, 그대가 상처받지 않게, 사랑은 나의 유익이 아니라 상대의 유익을 추구하는 것. 내가 해주고 싶은 것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줌으로써 조심스럽게 나의 마음을 표현해 보려 합니다.


당신은 당장 급한 불을 끄겠다는 생각으로 나를 이용하려 할지도 모르고 오랫동안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또 나를 힘들게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당신이 나를 사랑해 줄 것을 알기에, 그때를 위해서라면 나는 얼마든지, 그 오랜 기간을 참고 묵묵히 기다리며 잠잠히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드디어 내 이름을 불러준 당신의 목소리, 꿈에 그리던 그 음성이 내 가슴을 얼마나 떨리게 하는지! 오랜 기다림 끝에 나를 바라본 그대의 눈동자가 얼마나 나를 설레게 하는지! 그동안의 고통은 이미 기억조차 나지 않아요. 앞으로 내 곁에 머물겠다 말하는 그대의 목소리에, 마음이 녹아내려, 나 역시 메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마음을 건네어봅니다.


“…나 역시도 영원히,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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