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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잊지 못할 그 바이러스 "아데노"

또 너냐?

by 넌들낸들

지난주 목요일 우리 집 사랑둥이는 소방동요대회에 참석했었다.

3월부터 군기 잡혀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집에 오면 피곤해할 정도였다.


아이 스스로 1등 해서 제주도에 가서 노래 부를 거라며 즐겁게 연습했다.

때론 힘들어하고 속상해오기도 했지만 (틀렸다고 지적받았을 때... ㅋ)


아이가 성장해 가는 모습에 절로 응원이 나왔다.


중간 연습 구경 갔을 땐 우리 아이들이 이 정도로 잘하다니 싶어 뭉클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대회 앞두고 중이염에 걸려 비상이었다.

대회 전 날까지 빨리 나아야 하는데

대회 일주일 앞두고 중이염이라니...


대회 전날 컨디션 회복 후 당일날 아주 좋았다.

응가까지 하고 갈 여유도 보였다.

쾌변까지 한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한 우리 아이와 달리,

다른 아이는 해열제 투혼까지 보였다.


고열에 냉감패치까지 붙여가며 리허설에 본 무대까지... 선보이는데 코끝이 찡했다.

내 아이만 아픈 게 아니었어.. 하며

그 아이가 너무 신경 쓰이고 대견하고 짠해 마음이 아팠다.


비록 제주도 가지는 못 했지만

연습한 만큼 아주 잘해주었고

아이들이 대견하고 7살이 이 정도로 잘할 수 있구나 하며 한 살 한 살 더 먹어가며 또 어떤 모습들을 보여주게 될까 너무 기대가 되어갔다.


행복도 잠시.


대회 끝나고 다음날 저녁부터 아이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여 일찍 재웠다.


그래 어제 대회라 이른 아침부터 고생해서 피곤했을 거야...


일찍 자고 일어나니 컨디션이 좋아 보였는데

저녁부터 기침울 하기 시작했다.


새벽만 되면 열이 올랐다.

토요일 오전에 유치원 친구와 래프팅 하기로 약속도 했었는데 비가 와서 취소되어 다행이었다.

비 맞으며 래프팅 했으면 주말에 응급실 뺑뺑이 돌았을 각이다.


주말 내내 밤이면 열이라 월요일 아침부터 소아과 대기 했다.

아침까지 39도 가까이 오른 열이 병원 도착 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병원에 대기하는데

내가 너무 극성인가...

그래도 열이 났으니 검사받아보았다.


"주말 내내 또 많이 다녔죠?"


"아뇨! 집콕했어요."


"그럼 이번엔 엄마가 억울한데. 집에만 있었는데 왜 아프지?"


"이번에 대회 끝나서 집에서 쉬었는데 주말 내내 열이 났어요. 그런데 병원에 와서 이렇게 멀쩡하네요 신기하게..."



숨소리도 안 좋고 편도도 많이 부어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와

오후 3시부터 다시 고열이 시작되었다.


병원에서는 안 아프더니...


밤새 40도를 넘나드는 열에

화요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폐 사진과 피검사, 독감, 코로나 검사까지 다 한 아이.


수액도 맞고 항생제 주사도 맞았다.


어제보다 더 상태가 안 좋아진 아이였다.


폐렴까진 아니지만 숨소리는 좋지 않고 목도 많이 부었고, 염증 수치도 높고...

아데노로 의심된다는 소견을 듣게 되었다.


"그 아데노 작년에 2종이나 만났는데요? 또요?"


"뭐... 또 올 수 있죠. 이 친구가 종류가 다양하거든요. 올해 친구는 편도를 심하게 괴롭히는 아데노가 유행이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심한 케이스는 아니니 입원까지는 안 해도 됩니다.

약 먹고 금요일에 만나요. "



수액의 효과인지 열 없이 잘 보낸 밤.

컨디션도 좋아 보인 수요일.


아이가 아플 때 방심은 금물.


"이제 언니 됐다고 빨리 낫네. 작년엔 일주일 넘게 아프더니..."



오전에 먹은 약을 토하더니

점심 먹은 것도 왕창 토해낸 아이.

속이 편치 않은 아이는 다시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 나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열 39.3도일 때...

냉감패치에 물수건 동원해 계속 시원하게 해 주며 잠을 재워도 열이 39도 아래로 내리지 않아

새벽 4시에 다시 해열제를 먹이려고 방에서 나왔다.


오한이 온 듯한 아이를 위해 베란다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귀여운 친구를 만났다.

새벽 4시에 만난 친구.
다시 만난 귀여운 친구♥

방충망에 개코 도마뱀 (도마뱀붙이)가 붙어있는 게 아닌가.

열이 난 아이 해열제 먹이기 전 귀여운 생명체를 다 보고...


"엄마, 안 자니까 도마뱀도 보고 신기하다. 그치?"


아이와 난 개코도마뱀에 매료된 채 새벽을 지새웠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사는 녀석이 맞니?? 동남아에서만 보던 너인데? 오늘밤에도 다시 나타난 너... 누가 키우다 방생한 게 아닐지.. 걱정되는구나... )


오늘도 열은 38도를 웃돌며 아이가 치대면 뜨끈뜨끈한 열기가 나에게도 전해진다.

무더위가 아니라 다행이지.

시원해서 다행이지.


내일 다시 의사 선생님 만나기로 한 날.

좀 좋아졌길...


영영 잊지 못한 빌어먹을 바이러스 "아데노" 여..

그만 좀 만나자.

거의 일주일을 열로 지새운 우리 아이 잡는다 잡아.


항생제에 해열제에.. 약 좀 그만 먹이자.



그나저나 아데노의 끝은 내가 아프고 끝나던데...

설마.. 이번에도...

갑자기 목이 따갑네요.


작년에 만난 아데노


https://brunch.co.kr/@2ca9bf8251234e1/87


https://brunch.co.kr/@2ca9bf8251234e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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