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수렁

신앙인에서 자녀로..

by 공감소리

내 삶의 어느 시기보다

가장 신앙인다운 모습을 자부해

기도와 말씀을 자랑한 그때


내게 허락하신 수렁


수렁의 원인 찾을 수 없어

잘못이 없어 더욱 이해되지 않는

완벽한 신앙의 떳떳함

그래서 더 깊은 낙심 속으로


전도가 부족했나요?

정성이 모자랐나요?

무엇을 더 하길 원하시나요?

주께 엎드려 억울함에 눈물을 쏟아내


그렇게

신앙심 좋은 떳떳한 나로

주님 앞에 서려할 때


애끓는 아비의 마음


오직 바라시는 한 가지

신과 피조물의 관계를 끊고

자녀로 아버지 사랑
누리길 바라는 마음


그 사랑을 알아가 깊이 누릴 때

내 노력으로 비롯되지 않아

견고해진

자녀의 첫걸음

걸어가게 하셨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시편 제40편 제2절)



다른 종교와 동일한 종교인의 모습이었던

한때의 저를 건지시기 위해

주님께서 허락하셨던

그 수렁의 시간을 기억하며 쓴 시입니다.


거저 받는 사랑의 약속이 믿어지지 않아서

계속 무엇인가 해내려 애쓰며


복음의 진짜 은혜를

누리지 못하는 제게


주님의 자녀로 사는 기쁨

알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