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에서 자녀로..
내 삶의 어느 시기보다
가장 신앙인다운 모습을 자부해
기도와 말씀을 자랑한 그때
내게 허락하신 수렁
수렁의 원인 찾을 수 없어
잘못이 없어 더욱 이해되지 않는
완벽한 신앙의 떳떳함
그래서 더 깊은 낙심 속으로
전도가 부족했나요?
정성이 모자랐나요?
무엇을 더 하길 원하시나요?
주께 엎드려 억울함에 눈물을 쏟아내
그렇게
신앙심 좋은 떳떳한 나로
주님 앞에 서려할 때
애끓는 아비의 마음
오직 바라시는 한 가지
신과 피조물의 관계를 끊고
자녀로 아버지 사랑
누리길 바라는 마음
그 사랑을 알아가 깊이 누릴 때
내 노력으로 비롯되지 않아
견고해진
자녀의 첫걸음
걸어가게 하셨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시편 제40편 제2절)
다른 종교와 동일한 종교인의 모습이었던
한때의 저를 건지시기 위해
주님께서 허락하셨던
그 수렁의 시간을 기억하며 쓴 시입니다.
거저 받는 사랑의 약속이 믿어지지 않아서
계속 무엇인가 해내려 애쓰며
복음의 진짜 은혜를
누리지 못하는 제게
주님의 자녀로 사는 기쁨
알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