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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Sep 05. 2024

사라스 조이스, 요가 5년 8개월 후

개근상

*표지사진: 버지니아대 요가실에서 내려다본 작은 연못


오는 11월 3일, 요가 시작한지 5년 8개월이 지났다. 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동안 나에게 상을 준다면, 개근상이겠다.


어렸을적 개근상하고는 거리가 좀 멀었지 않나싶다. 초등학교때는 잔병치레가 좀 있어서, 개근상은 커녕 정근상도 5,6학년때가 되어서야 겨우 받지 않았나 싶다. 중.고등학교때는 정근상은 받은 기억이고.. 대학교때는 1-2학년때 하도 땡땡이를 많이 쳐서 학사경고를 받지 않은 것이 기적이랄까? ㅋㅋ


개근상에 해당하는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4학년때부터 이었던 기억이다. 나의 인생에 무엇을 하며 살지를 결정한 후 말이다.


원래 무언가 하나에 꽂히면 그것에 몰두하는 성격이다. 쓰고 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나. '꽂히면'이란 단어에 '몰두'라는 의미가 내재해 있으니까.. 하나마나한 문장이다. 어쩌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꽂히는' 무언가를 찾거나 만나는 행운 혹은 의지를 가져보았는지가 더 적절한 질문이겠다.


내 인생엔 '꽂히는' 경험을 여러번 했었다. 어릴적 지독한 (어쩌면 어리석은) 짝사랑도 두세번 했었고, 다행히 늦지 않게 물리학에 꽂혔고, 그리고 지난 6여년 전부터 아쉬탕가요가에 몰두해오고 있다.


어느 분야이든 수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당당함 혹은 여유 혹은 자존감이 생기는 듯 하다. 그 사회에서 타인들의 인정도 인정이지만, 자신에게 내재해있던 깨알같은 가능성을 지난한 노력으로 거대하게 꽃 피웠다는 자신에 대한 놀라움 혹은 뿌듯함이랄까.


이제는 카포타사나에서 양손이 두 발꿈치를 움켜쥘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중급시리즈에서 가장 어렵다는 카란다바사나는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제 초보수준은 훨씬 벗어났다고 해도 되겠다.


요가수련에서 개근상의 결과다. 역시 '99% practice, 1% talent' 다.

혹은 우디 알렌이 한 말: 'Ninety nine percent of success in life is just showing up.'


지난달 9월 말, 하루는 요가수업을 마치고 존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선생 대리 (substitute)가 되어달라고. 공식적으로. 그러니까, 자신이 여행을 가거나 하여 수업을 할 수 없을때, 나다러 요가수업을 진행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공식적이니, Contemplative Science Center 에서 그 시간만큼 수당을 지불해 줄 거란다.


이제부턴, 내가 속한 이 대학에서 본업인 물리학만이 아닌, 가끔 요가도 가르치며 며칠 마차라떼 값도 부수적으로 벌겠다. 언젠간, 요가가 나의 주업이 될까?


5년 8개월. 먼길을 왔다. 아직 갈길은 더 멀지만.


--

2024.11.8.


존 벌트만, 사라스  조이스, 필자 (왼쪽부터)


오늘 버지니아대학에 아쉬탕가요가 이벤트가 있었다. Contemplative Science Center 빌딩의 완공을 기념한 이벤트였다. 아쉬탕가요가의 창시자 파타비 조이스의 손자이자 현재 아쉬탕가요가를 이끌고 있는 사라스 조이스가 방문을 하여 새로운 요가시리즈를 소개하는 이벤트였다. Active series라는 시리즈인데, 초급시리즈를 좀 쉽게 변형시킨 시리즈다. 아쉬탕가요가가 일반인들에게 너무 어려운 요가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러한 사람들이 좀더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시리즈를 쉬라스가 만든 것이다.


그 이벤트 후에 사진을 찍었다. 나의 선생 존과 존의 선생 사라스와 함께. 존의 키가 너무 커서, 사라스와 나는 난장이처럼 보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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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타사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OyStr256f-g


카란다바사나 영상:

https://www.youtube.com/shorts/hGdeittpP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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