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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에게 Jan 25. 2024

가득찬 독

내가 당신을 담는다면

나는 당신이 될 수 있을까


내 삶을 원수의 삶처럼 읊조려도

살고자하는 이의 통탄으로 만드는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구덩이를

깊이 있는 여백의 미로 만드는

그 힘에 휘말리고 싶다


아니 당신을 삼키고 싶다

그럼에도 소화하지 못할까 두렵다


어쩌면 하나가 될까 두렵다

내 색이 짙어

당신이 날 더 이상 안지 못할까 두렵다


비울 수 없는 것들을

비워내려 애쓰고 있다

내 안에 당신을 담아내려고


내가 당신을 담는다면

나는 정녕 당신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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