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담는다면
나는 당신이 될 수 있을까
내 삶을 원수의 삶처럼 읊조려도
살고자하는 이의 통탄으로 만드는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구덩이를
깊이 있는 여백의 미로 만드는
그 힘에 휘말리고 싶다
아니 당신을 삼키고 싶다
그럼에도 소화하지 못할까 두렵다
어쩌면 하나가 될까 두렵다
내 색이 짙어
당신이 날 더 이상 안지 못할까 두렵다
비울 수 없는 것들을
비워내려 애쓰고 있다
내 안에 당신을 담아내려고
내가 당신을 담는다면
나는 정녕 당신이 될 수 있을까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